줄여야 산다. 비단 호텔뿐만 아니라 불경기의 늪에 빠진 모든 산업의 경영은 ‘줄여야 산다’는 말이 절실한 시기다. 줄인다는 차원에서 호텔이 가지고 있는 고민은 다른 산업과 현저히 다르다. 그러니 호텔 경영진들은 고민과 함께 새로운 방안들을 찾는 수고를 아낄 수가 없다. 이미지와 인적 서비스가 수익과 직결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호텔업의 특성상 단순히 생산라인을 중지시키고 공장의 인력을 구조조정 하는 제조업의 일반적인 형태를 따라가자니, 그 뒤에 이어질 여파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호텔 운영경비를 줄이는 기본적인 방법들이 새롭게 제시되고 있다. 주로 미주 지역 호텔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는데, 이러한 배경은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이익률 1%대를 보이던 호텔산업의 이익률이 2012년부터 5%대로 회복되면서(Forbes Report) 고생했던 이전의 경험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호텔 운영경비를 줄이는 방법과 그 접근방식은 이전의 그것과 상당한 차이가 나타난다. 미국 호텔 마케팅의 전문가들은 호텔 운영 경비를 줄이기 위한 액션 중 우선 기본적인 사항들에 충실할 것을 주문한다. 그 첫 번째 사항이 ‘운영경비에 대한 지출 흐름을 전문적으로 관리하고 있는가’다. 기존 형태보다 좀 더 전문적인 플랫폼과 분석툴을 제공하는 온라인 업체를 고려해 볼 것을 제시한다. 온라인 회계 시스템은 진화를 거듭했고 일반회계 및 정산뿐만 아니라 호텔 PMS와 연동해 각종 수입 및 경비 그리고 현금의 흐름을 분석하고 있다. 또한 최근 기술 발달과 경쟁 심화로 이용가격도 상당히 저렴하게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두 번째 사항은 ‘인력관리의 효율화’다. 호텔의 성격에 따라 그 비중이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호텔산업에 있어서 인력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경비의 30%를 차지한다. 부동의 제일 항목이자 경영자 입장에서는 골칫거리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줄이는 게 능사가 아님을 경험한 많은 호텔들은 인력관리의 효율화 부분에 있어서 ‘크로스 트레이닝을 통한 전 직원의 직무 배치 효용화 준비’, ‘직원 이직률 감소’를 가장 명심해야 할 중요항목으로 조언했다. 직원이 퇴직을 하면 그때야 신입직원을 채용하며 인건비 며칠 아낀 것으로 위로 삼는 호텔 경영진에게는 평생 이해 할 수 없는 이야기 일 수 있다. 하지만 이직률이 높은 호텔의 속살을 들여다보면 이직 비용이라는 항목으로 상당한 금액이 빠져나가는 것을 금방 확인할 수 있다. 남아있는 직원들의 업무 과중과 신입직원에 대한 교육비 및 호텔의 투자 시간 증가로 인해 큰 독으로 자리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있는 직원의 만족과 성장을 지원하는 일이 남는 장사’라는 것이다. 혹시 인건비 감축만이 유일한 살길이라고 생각하는 호텔의 경영자를 모시고 사는 호텔 직원이 그간 빠져나간 직원들과 신입직원들이 밥값을 할 때까지 드는 비용을 계산해서 경영자에게 제시하면, 경영자가 그 이직 비용의 어마어마함에 놀라 함께하는 직원에 대한 태도가 바뀔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순진한 생각도 해 본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호텔 운영경비 줄이기 세 번째 항목은 바로 시설운영의 ‘Energy Saving’이다. 전문가의 설계로 에너지 효율화에 맞춰 건축된 호텔은 비록 초기비용이 들더라도 전력, 냉난방의 에너지 절약형 모듈이나 설비를 활용했다. 그러한 호텔들은 최근 에너지 비용이 인상되고 있지만 운영경비 절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고객의 동참으로 함께하는 그린캠페인(Green Campaign) 등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들도 호텔의 운영경비 절감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네 번째 제시 항목은 ‘마케팅 비용의 절감’. 고객과의 소통 채널이 이미 다양해진 지금, 멋진 인쇄물에 어마어마한 돈을 투자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제시된 항목은 바로 호텔 내부의 ‘소프트웨어 기반을 현명히 구축하는 일’이다. 이는 근무인력에 대한 업무 효용성과도 관계가 있는 아주 중요한 항목이 될 수 있다. 세 명의 예약과 직원이 담당했던 업무를 한 명의 직원이 할 수 있도록 효율화 시키거나, 고객이 체크아웃 할 시 인쇄를 눌러 호텔 이용명세서를 인쇄하고 그 위에 서명을 받아 봉투에 넣어주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던 업무가 시간과 비용을 잡아먹고 있었다는 인식의 전환이 있어야 호텔 업무 소프트웨어 장착을 고려할 수 있게 된다. 

호텔의 운영경비를 절감하기 위한 획기적인 방안을 얻길 원했다면 실망스러울 수도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호텔의 운영경비를 줄여야 살아남을 수 있었던 긴 터널을 통과한 그들의 경험만큼 획기적이고 신뢰감 드는 방안은 없을 것이다. 우리의 호텔들이 운영경비 절감에 이제는 전문가다운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가기획 대표 kdyoo@yoo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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