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의 관심이 ‘마리텔(마이 리틀 텔레비전)’ 등 1인 방송으로 서서히 넘어가고 있다. 평범한 내용으로는 더 이상 어필할 수 없다는 것을 모두 잘 알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고객의 관심을, 소비자의 관심을, 시청자의 관심을 끈다는 것은 갈수록 쉽지 않다. 기상천외한 아이디어에 기발한 상황을 연출해야만 그나마 약간의 관심을 끌 수 있다.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에서 여배우 황정음이 망가지고, 마리텔에서는 백종원, 김구라, 이은결이 1등을 하기 위해 서로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이런 현상은 비단 동영상뿐만이 아니다. 가요 프로인 ‘복면가왕’이나 ‘불후의 명곡’ 다 마찬가지다. 노래만 잘한다고 해서 튀는 것은 아니다. 1960년대 가수는 서서 조용히 불렀다면, 이 시대 가수는 노래를 하면서 스스로 스토리도 구성해 관중에게 어필한다. 그래야 기억 속에 깊게 각인된다. 가수가 무대 연출을 하고 소품을 써서 관객의 호응을 얻어야 트로피를 안을 확률이 높아진다. 앞으로 스토리 구성은 더욱 더 중요해 질 게 분명하다. 

여행 쪽으로 눈을 돌려 보자. 전에는 많은 관광지를 들르고 좋은 호텔에서 자고 유명한 음식을 먹고, 그 여행지의 특산물을 많이 사는 게 여행 만족도의 척도였다. 이제는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더해 ‘왜’ 그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도 곁들여져야 한다. 특급호텔 만이 능사가 아니다. 누가 묵었던 호텔인지, 어떤 역사를 지닌 호텔인지도 평가의 잣대가 됐다. 관광지에서도 그곳이 품고 있는 역사적 배경과 스토리를 궁금해 한다. 그래서 영화 촬영지나 유명인사가 다녀간 곳은 더욱 가 보고 싶어 한다. 연예인을 내세운 스타 마케팅을 통해 스토리를 만들려고 야단을 떠는 이유다. 단순히 여기저기 돌아보는 여행에서 벗어나 이제는 이야기꺼리가 있는 곳을 찾으려고 한다. 

여행의 패턴이 바뀌고 있으니 앞으로는 여행상품 소개하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여행상품 가격과 일정은 물론 왜 이곳을 가는지, 무엇을 느낄 수 있는지, 어떤 추억을 남겨 줄 수 있는지 등도 소구해야하기 때문이다. 여행상품 광고도 그런 형태로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한국인은 다른 나라 사람에 비해 감성이 풍부하니 감성마케팅까지 고려해야 할 것 같다. 단체여행에서 개인여행으로 바뀌는 추세에는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더욱 절실할 수밖에 없다. 

가까운 일본을 보자. 관광지마다 깨알같이 이야기꺼리를 만들어 놨다. 가이드북에는 더욱 자세한 설명이 담겨 있다.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페이지 가득이다. 주마간산으로 관광지를 돌아보던 때에는 그런 자세한 가이드북이 싫었지만 지금은 거기에서 여행의 새로운 재미를 발견하기도 한다. 한곳에 머물며 하나라도 더 깊게, 또 구석구석 보고 싶어 하는 여행자에게 이야기만큼 흥미로운 요소도 없기 때문이다. ‘언제 또 오겠어? 온 김에 많이 보자’는 식의 여행은 지났다. ‘이왕 왔으니 하나라도 더 자세히 보자’는 시대가 됐다. 여유롭게 뒷골목을 걷고 그곳 사람들만 먹는 현지 음식도 맛보며 스토리를 음미한다. 그러니 여행상품 안내 역시 스토리가 담겨 있어야 제값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에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다. 

필자는 일본을 자주 다닌다. 가 보면 재미난 장소가 많다. 각지마다 재미난 스토리가 있어 저마다 추억 하나씩은 간직할 수 있다. 그 스토리 때문에 다녀온 뒤 주변 지인들에게 꼭 한번 가보라고 추천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같은 물건이어도 왜 일본 물건은 더 사고 싶을까 궁금해한 이들도 많을 것이다. 별 것 아니지만 별 것으로 만들어 내는 기법이 바로 스토리텔링 마케팅이다. 한마디로 포장을 잘 할 줄 알아야 한다. 여행상품에도 스토리를 만들어 입혀보자. 고객이 떠나고 싶어 들썩일 정도로!
 
화인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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