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E 시장이 예사롭지 않다. 대형 업체 몇 곳과 전문 여행사 위주의 영역이었지만 아마도 내년에는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들이닥쳐 판도가 크게 변할지도 모르겠다. 

가장 큰 변수는 패키지 여행사의 MICE 시장 진입이다. 올해 하반기 조직개편을 통해 인센티브 강화를 내걸고 팀을 구성한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새롭게 시장에 등장할 전망이다. 기존에도 법인 영업을 해왔으나, 내년 주력 사업으로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긴장의 고삐를 놓을 수 없다. 더구나 국내 및 해외의 막강한 네트워크와 패키지로 다져진 내공이 만만치 않은 상대다. 

신흥 주자의 등장만큼이나 시장 또한 무섭게 변하고 있다. 상용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국내외 경기다. 서늘한 연말연시 분위기로 알 수 있듯, 국내 경기 상황은 부진한 상태다. 또한 최근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향후 전망도 어두워졌다. 지갑이 얇아지는 만큼 기업들도 긴축정책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여행을 구매할 수 있는 창구가 다변화 되면서 여행사 충성도가 낮아지는 현상도 일조할 테다. 거래 업체가 있다 할지라도 저렴한 곳을 찾아 이동하고, 직접 할 수 없는 현지 행사만 요구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는 것이 상용 관계자의 말이다. 

올 초부터 지금까지 상용 전문 여행사의 BSP 실적은 마이너스 행진 중이다. 11월 BSP 실적만 보더라도 세중나모 여행은 전년대비 -6.9%, 비티앤아이는 -13%를 기록했다.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1년 동안 장기적으로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는 것을 보니 시장 변화는 이미 시작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결국 중요해지는 것은 신흥 주자의 등장, 경제 상황 등이 맞물리면서 변화의 기점에 선 MICE 시장이 어떻게 상생하며 파이를 나눌 수 있을 것이냐다. 서로간의 경쟁에만 초점을 맞춰 ‘너 죽고 나도 따라 죽는’ 혈전이 벌어질 것인지, 업계가 똘똘 뭉쳐 최후의 방어선을 지켜나갈 것인지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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