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본 TREND2
 
해외여행자가 급증하면서 소비패턴도 복잡해졌다. 여행시기 분산 조짐이 일고 있는 가운데 다른 한편에서는 여행성수기 수요 집중 현상도 한층 심화됐다. 임박예약 수요가 증가할 조짐이 일고 있는 반면 전반적으로는 여행예약 시기가 앞당겨졌다. 소비자들이 자신의 취향과 필요에 따른 개성적 소비를 한 데 따른 결과로 볼 수 있다.
 

여성이 해외여행 주도…수요 집중과 분산 동시에 진행

-여성 출국자 증가율 매년 남성 앞질러
-1·8월 수요집중 심화…2달 전 예약증가
 
여행수요, 분산과 집중의 혼재
 
2015년 들어 소비자의 여행 시기 패턴은 기존 흐름에서 상당히 벗어났다. 메르스(MERS)가 변수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등에도 유지됐던 기존의 기본적 흐름마저 깨졌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연도별 월별 출국자 수 추이를 꺽은 선 그래프로 살펴보면 2015년 움직임이 기존보다 급격한 모양으로 변한 동시에 반대의 움직임을 보인 곳도 두드러진다. 여행 수요 집중과 분산이 동시에 강화된 데 따른 결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우선 전월대비 3월 하락폭이 기존과 비교해 매우 낮고 이후 4월과 5월 상승폭이 크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겨울 성수기 이후 이른바 보릿고개로 불리던 시기의 여행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이다. 2014년까지 전월대비 상승세를 보였던 6월은 거꾸로 수요가 급락했다. 9월 역시 추석 연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예년보다 하락폭이 컸다. 여행 시기 분산의 신호로 볼 수 있는 변화상들이다. 

수요 집중 현상이 다시 심화된 측면도 있다. 1월과 5월, 7월, 8월, 10월 수요가 예년보다 높은 상승세를 보이며 그래프 경사를 가파르게 했다. 특히 1월과 8월은 각각 역대 월별 기록으로는 최고치인 183만명대를 찍으며 날카로운 꼭짓점을 형성했다. 완만해지는가 싶었던 여름과 겨울 시즌 집중현상이 다시 커진 셈이다.    
 
 
    
여성 가파르게 증가하며 남성 추격
 
아웃바운드 부문의 성장은 여성이 주도했다. 한국관광공사 출입국 통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여성 출국자는 남성 출국자 증가율보다 높은 증가세를 보이며 남자 출국자 규모와의 격차를 좁혔다. 2012년 전년대비 10.1% 증가를 시작으로 매년 증가폭을 키우더니 2015년(1~11월 기준)에는 25.4%까지 올랐다. 전체 출국자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승무원 별도 처리)도 2011년 39.35%에서 2015년(1~11월 기준)에는 44.09%로 확대했다. 남성과의 비중 차이도 2011년 12.36%p에서 2015년 4.4%p로 바짝 좁혔다.
 
여행사 모객에서도 ‘여성 파워’ 
 
여행사 모객에서도 ‘여성 파워’를 읽을 수 있다. 고객 분석을 위한 시스템적 기반을 갖춘 주요 여행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행사 주력 분야와 특성에 따라 고객 성비도 다양했는데 전반적으로 남성보다는 여성이 우세했다. 특히 자유여행상품 위주인 내일투어의 경우 여성 비중이 최근 3년 동안 60% 이상을 차지하며 압도적으로 높았다. 그 와중에 남성 비중이 2013년 35%에서 2015년 38%로 소폭 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내일투어 측은 “40대 이상 고객이 증가하는 추세인데, 특히 남성의 경우 가족여행 및 골프수요 증가에 따라 비중이 다소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모두투어와 한진관광도 여성 비중이 남성보다 높은 것은 물론 최근 3년 동안 매년 소폭씩 비중을 확대했다. 반면 하나투어는 남성 고객 비중이 다소 높았다. 하나투어는 “남녀 성비에 큰 변화는 없지만 지역별로 보면, 일본과 유럽 등은 여성 비중이 높고 중국과 동남아 등지는 남성 비중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출국자 10명 중 2명은 30대
 
우리나라 출국자 중 가장 많은 연령대는 30대다. 출입국 카드(ED카드) 작성 폐지로 출국자별 행선지 파악이 불가능해진 2007년 이후만 보더라도 30대는 매년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많았다. 전체 출국자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에서 큰 변함이 없다. 출국자 열 명 중 두 명은 30대인 셈이다. 연령별 성장률 측면에서는 매년 다른 패턴을 보였는데 최근 들어서는 30세 이하 층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2014년의 경우 21~30세의 전년대비 성장률이 11.0%로 가장 높았으며 2015년(1~11월 기준)에는 0~20세가 28.4%로 가장 높았다.  
 
일찌감치 예약하는 수요 확대
 
출발일에서 충분한 여유를 두고 일찌감치 여행 예약을 하는 소비자 비중도 늘고 있다. 패키지 상품을 중심으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 것으로 추정된다. 모두투어의 경우 9주전 이상 앞서 예약한 비중을 3년 전과 비교한 결과, 유럽(2013년 30.5%→2015년 37.9%)과 미주(33.7%→38.7%) 등 장거리 목적지는 물론 일본(9.1%→12.7%), 중국(18.2→23.9%), 동남아(15.4%→19.1%) 등 중단거리 목적지까지 모두 확대됐다. 한진관광 역시 31일전 이상 앞서 예약한 비중이 전 지역에서 상승했다. 특히 유럽의 경우 31일전 이상 앞서 예약한 비율이 2013년 58.9%에서 2015년 72.3%로까지 상승했다. 
 
단거리에서는 ‘즉석여행’ 꿈틀 
 
단거리 여행지를 중심으로는 임박예약 수요가 늘어날 조짐이라는 점도 관심사로 부상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공급증대와 소비자들의 자유여행 선호 추세가 맞물리면서 출발 2주 이내의 임박 수요도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특히 일본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하나투어는 “다른 지역은 특이할 만한 사항이 없지만 일본은 출발일 2주 이내의 예약 비중이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 예약동향을 고려하면 출발 1주일 이내의 예약 비중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내일투어의 2015년(1~11월) 지역별 예약시점 비중을 보면, 일본의 경우 출발일 14일 이내 예약 비중이 34%로 중국(24%), 동남아(25%), 유럽(22%), 미주(12%) 등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한진관광, 모두투어 등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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