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모두가 한다면.’ 신규 항공사 취항 전에 떠도는 말이다. 신규 항공사의 좌석에 관심이 가더라도 ‘확실’해지기까지 판매를 유보하고 더 기다려보겠다는 것. ‘확실’하다는 것은 하나모두가 판매를 하겠다고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매 시즌마다 이와 비슷한 상황으로 아슬아슬하게 협상의 줄다리기를 겪은 건들이 있어 왔다. 항공사의 취항 확정은 났는데 하나모두의 합류 여부가 결정 나지 않은 상태여서 여러 여행사들이 판매를 망설이는 상황 말이다. 오히려 판매를 시작한 곳을 두고 “팔아도 될까”하고 묻을 정도다. 하나모두가 판매를 한다면, 그제야 다른 여행사들도 안심하고 판매를 확정짓는다. 워낙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두 여행사의 규모가 크니 당연하겠다 싶으면서도 곰곰 생각해보니 참 ‘웃픈(웃기고 슬픈)’ 현실이 담겨있다.

‘하나모두가 한다면’이란 말은 우선 말 그대로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모객력이 크기 때문에 이들이 뛰어들면 적어도 취항이 불발되거나 하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해보면 다른 여행사들은 그만큼의 영향력을 갖지 못한다는 뜻이 된다. 극단적으로는 하나모두가 합류하지 않으면 판매가 버거워 잘못(?) 될 수도 있다는 전제가 깔려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다른 여행사들이 각개전투를 펼쳐서인지, 여럿이 모여도 어려운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하나투어, 모두투어 두 여행사의 존재감이 압도적인 것은 알겠다. 단순 비교는 힘들겠지만, 이런 지표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이 BSP다. 하나투어 본사는 지난해 전체 BSP 발권량의 1/9를 가져갔다. 지방을 합하면 그 비중이 더 커진다. 모두투어 본사도 대형 여행사 중 큰 폭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타 여행사의 성장률도 만만치 않지만 여전히 벽은 높은 수준이다. 
세밀한 전략이 필요한 해다. 업계의 흐름이나 경기전망이 그렇다. 각자의 건승을 통해 올해는 ‘우리끼리도 충분해’란 말을 들을 수 있기를.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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