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열기가 지속되고 있다. 2015년 내국인 출국자 수 1,931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해외여행시장 규모에서 우리보다 늘 앞섰던 일본마저 제치더니 새해 들어서도 기세가 등등하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1월 내국인 출국자 수는 211만2,337명으로 월간 기록으로 역대 최고 수준에 올랐다. 설 연휴를 이용해 해외 나들이에 나선 여행객들로 꽉 들어찬 인천국제공항 모습을 떠올리면 2월 역시 고공행진에는 변함이 없을 전망이다. 이런 기세라면 올해 2,000만명 돌파도 어렵지 않다.

해외여행은 이렇게 빠르게 또 폭 넓게 일상으로 파고드는데 정부의 시각이나 대응은 그 속도와 범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물론 긍정적인 변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국내여행 촉진과 외래객 유치 지원을 주된 업무로 삼고 있는 한국관광공사 내에 ‘국외여행서비스센터’가 생겨 이목을 끈 게 2012년의 일이다. 이듬해에는 한국관광공사와 소비자원, 한국여행업협회(KATA)가 공동으로 도입한 ‘국외여행상품 정보제공 표준안’에 주요 아웃바운드 여행사가 참여해 총액표시제 등을 실시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아웃바운드 부문 관련 정부 정책은 전반적으로  소극적 차원에 머물러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새해 업무계획만 들여다봐도 그렇다. 그 수많은 계획 중에 아웃바운드 관련 정책은 눈을 씻고 봐도 찾기 어렵다. 외래객 유치 증대와 이를 위한 관광인프라 확충, 국내여행 활성화 대책 일색이다.

아웃바운드 부문에 대한 보다 전향적인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 엄연히 국내여행·인바운드 부문과 함께 여행산업을 구성하는 3대 축 중 하나가 아닌가. 이런 맥락에서 여행업계가 여행업계의 목소리를 내겠다고 한 점은 그래서 반갑다. KATA 양무승 회장은 1월 말 열린 새해 기자간담회에서 “아웃바운드 산업의 가치에 대해서 재조명하고, 연간 1,900만명에 이른 거대 시장을 경제·통상·외교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천덕꾸러기로 찬밥 취급하기에는 아웃바운드 위상이 거대해졌다. 변화에 걸맞은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이유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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