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아시아나항공 하계 영업 정책 변경- 아시아나 변심에 못마땅한 여행사 VI 정책 두고 바빠지는 손익 계산
[커버스토리] 아시아나항공 하계 영업 정책 변경- 아시아나 변심에 못마땅한 여행사 VI 정책 두고 바빠지는 손익 계산
  • 차민경
  • 승인 2016.03.21 1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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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OZ)의 하계 영업 정책 변화가 예상보다 방대한 범위에서 진행되고 있다. 
3월 한달 동안 속속 전달된 정책 변경 사항을 받아든 여행사들은 뜨악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변화한 시장에 맞춘 당연한 수순이라는 평도 있다. <편집자주>
 
-그룹 비중 크게 줄인 영업 정책 발표
-“발권 쏠림 심해져 공룡화 일조 우려”
-‘VI’ 남겨두고 여행사와 눈치싸움 치열
 
“수익성 개선 위한 결단”
 
아시아나항공이 여행사 대상 영업 정책을 수술대에 올렸다. 올 초부터 일부 정책 변경에 대한 예상이 있어왔기 때문에 여행사도 대충 예감은 해왔던 터다. 그러나 당초 예상보다 수술 규모가 커졌다. 정책 변경의 큰 맥락은 그룹 비중을 줄이고 인디비 판매를 늘리는 것이다.

우선 여행사에 제공하던 시리즈 블록의 총량을 크게 줄였다. 시리즈 대신 ADM 계약을 우선시하고 ADM 비중에 따라 일부 시리즈 블록을 제공한다. 그룹 좌석을 15석 이상 발권하면 한 좌석씩 나오던 FOC도 그룹 당 한 좌석으로 감축시켰다. 인센티브 그룹을 유치했을 때 제공하던 전용 클래스, T클래스는 아예 폐지한다. 

이런 일련의 변경은 상당한 속도감을 동반했다. 당장 정책이 시행되는 4월을 코앞에 두고 정책이 한꺼번에 변경됐다. 전 시즌과 판이하게 달라진 내용에 패키지 여행사들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비수기를 우선 넘긴다 하더라도 성수기 좌석 확보가 전년 수준에 턱없이 모자라게 됐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갑작스런 정책 변경은 기본적으로 내부 경영 상황을 개선시키기 위한 것이다.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벌일 만큼 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올 초 아시아나항공은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하며 적자노선 정리, 지점 통합 등의 처방을 내놓고 이를 실시하고 있다. 

아귀가 맞은 것은 여행사의 시리즈 소진률이다. 주요 패키지 여행사의 시리즈 소진률을 일년 평균 50~60%로 본다면, 팔리지 않은 나머지 좌석에 대해 항공사는 일부 손실을 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미 항공사의 인디비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기회비용 계산이 작용했을 공산이 크다. 과거와 달리 항공사 자체 홈페이지, 각종 여행 플랫폼 등으로 항공권 판매 창구가 확장됐다. 그룹 판매 비중을 줄이는 것이 오히려 여행 트렌드에는 부합할 수 있는 부분이다. A 항공사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비교하면 아시아나의 그룹 좌석 비중이 크게 높은 상황”이라며 “당장은 영업 정책 변화가 크게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조금씩 비중을 낮춰온 대한항공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시리즈 반토막에 좌석 수혈 급해져
 
배경이야 어떻든 당장 여행사의 발등에는 불이 떨어졌다. 체감률이 가장 높은 부분은 결국 시리즈 좌석량이다. 주요 패키지 여행사들은 전년대비 전노선 평균 20% 이상 시리즈 블록이 줄었다고 답했다. 발권량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다른 여행사들의 경우에는 아예 시리즈 자체를 받지 못한 경우도 다반수다. 

시리즈가 제공된 여행사를 기준으로 했을 때, 지역별 편차도 크다. 노선별 특성에 따라 100% 지급된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줄어든 편이다. 좌석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일본지역으로, 전년대비 반토막이 났다. B 여행사 관계자는 “꽃놀이 시즌인 4월에 아시아나항공의 일본 시리즈가 크게 줄어들면서 예약 고객을 다른 항공사로 돌리기까지 했다”며 “인기 노선이라 감소폭이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의 경우는 문제가 다른 곳에서 터졌다. 일본의 경우에는 취항 항공사가 많기 때문에 예약자를 타 항공사로 유도할 수 있다지만, 중국은 항공자유화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좌석을 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C 여행사 중국 지역 담당자는 “중국 내 두 개 노선을 제외하고 공급이 한정돼 있다”며 “추가 공급도 어려운 상황에서 문제가 크다”고 토로했다.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적게나마 시리즈 좌석을 받은 여행사로 발권 쏠림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런 부작용은 벌써 속속 나타나고 있다. C 여행사 관계자는 “시리즈가 없어진 여행사에서 좌석을 달라고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며 “상품을 팔려면 가격이 관건인데 주요 여행사 위주로 시리즈가 할당됐으니 큰 여행사들에 발권이 쏠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F 항공사 관계자 또한 “대형 여행사는 시리즈가 줄어도 다른 추가 물량을 받을 수 있게 되니 상대적으로 손해가 적다”며 “공룡화에 일조하게 되지 않겠나”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아시아나항공은 중소여행사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VI 줄어들면 판매 이유 없다”
 
이제 여행사의 초점은 VI 정책으로 옮겨가고 있다. 하계 시즌이 시작되는 4월 VI 정책이 이달 말에 발표된다. 여행사들은 속단은 이르지만, 지금까지의 정책 흐름상 VI 또한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어쨌든 시나리오는 두 가지다. VI 만이라도 기존대로 유지된다면 여행사의 반항은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축소되는 방향으로 정책이 결정된다면 아시아나항공이 역풍을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B 여행사 관계자는 “여행사도 매출이 중요한 것은 마찬가지인데, ADM은 늘려놓고 VI가 줄어들면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냐”며 “상황이 그렇게 되면 굳이 아시아나를 팔아야 하겠나”라고 되물었다. 이런 의식은 여행사 사이에서 팽배하다. 부담을 안고 가느니 차라리 판매 비중을 줄이는 것이 여행사 입장에서 편하다는 것이다.

다른 항공사들의 움직임이 바빠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항공사들은 아시아나의 정책 변경이 확정된 이후 좌석을 요구하는 여행사들이 많아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D 외항사 관계자는 “분위기를 고려해서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사-항공사 독자노선 심화
 
이번 정책 변경은 항공사와 여행사의 독자 노선 구축을 심화시킬 전망이다. 여행사에 가장 많은 노선과 좌석을 공급하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양대 국적사가 차례대로 인디비 시장으로 얼마간 방향을 선회한 것이기 때문이다. 곧 ‘알선업’으로서의 여행사 입지는 상대적으로 좁아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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