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과 쿠바 간의 국교 수교가 가속화 되면서 쿠바를 방문한 여행객 수는 약 350만여명. 전년대비 20% 증가 했다. 
이중 약 80%가 미국으로부터 유입됐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일일 최대 왕복 20편의 미국항공사가 미국-아바나를 잇는다. 
이미 미국 내에서는 뜨거운 여행지 쿠바지만 국내 여행업계에서는 반응이 엇갈린다. 
그간 쿠바 상품 개발에 힘을 쏟은 여행사들의 전망은 어떨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쿠바, 꿈틀꿈틀 피어나다 
 
‘반드시 된다’, ‘아직은 시기상조다’, ‘지켜봐야 안다’ 요즘 쿠바를 두고 하는 이야기다. 쿠바는 지난해 여름 미국-쿠바 국가간 수교가 이루어지기 전부터 떠오르는 신규목적지로 지목되어 왔다. 몇몇 미주전문여행사들은 미본토+쿠바, 칸쿤+쿠바, 쿠바 현지투어 등 쿠바 상품 개발에 앞 다투어 나섰고 호텔 수배가 어려운 실정을 고려해 현지 민박 형태의 숙박업소 카사(Casa)와 협약을 맺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이 이어졌다. 새로운 데스티네이션에 갈증을 느끼던 여행자들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도 컸다. 

하와이에 본사를 둔 A랜드사는 최근 쿠바 현지 호텔과 장기 렌탈 계약을 맺었다. 허니문 여행지로 가장 뜨거운 하와이를 미서부 도시와 연계한 상품들의 반응이 좋아지면서 차후 쿠바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유나이티드 에이전시는 현지 카사를 매입해 공사에 착수했다. 올해 12월을 목표로 오픈할 예정이며 직접 운영하기에 상품가격에 긍정적이고 안전하다는 설명이다.
 
쿠바 현지 카사 온라인 예약시스템인 ‘베드 인 쿠바(Bed in Cuba)’와도 GSA를 맺었다. 영어, 스페인어에 이어 이달 말이면 한국어 사이트가 완성된다. 유나이티드 에이전시 이홍범 대표는 “현재 쿠바 내 호텔 비용은 두 배 이상 증가했고 내년 1월이면 더 오를 전망이다”라며 “호텔 수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 과제다”라고 말했다. 이어 “칸쿤과 비교해보면 문의는 8대2에서 5대5 정도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소셜커머스에도 쿠바 상품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토성항공여행사는 얼마 전 소셜커머스 티몬에 에어캐나다를 이용한 ‘쿠바일주 7일’ 상품을 등록했고 점차 소비자의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비욘드코리아도 쿠바 단품상품을 소셜커머스에 등록하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미국 현지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대상으로는 벌써부터 판매가 활발하다. US아주투어 박평국 이사는 “올해 미국 내 한인 거주자들의 쿠바 여행상품 예약인원이 벌써 400~500명이다”면서 “쿠바를 연계한 중미 상품 개발이 더욱 활발해 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에어캐나다 관계자는 “지난해 토론토-아바나 구간 한국인 탑승률이 전년대비 34% 증가했다”며 “여행사를 통한 발권보다는 개별여행객들이 항공을 직접 예약하는 경우가 다수다”라고 전했다. 
 
부족한 인프라 구축은 시간이 필요 
 
지난 14일까지 쿠바 노선 취항에 신청한 미국항공사는 총 13곳으로 올해 하반기 취항 허가가 확정되면 하루 최대 왕복 20편의 항공이 미국에서 아바나를 잇게 된다.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델타항공 등 미국 주요항공사들이 공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었으니 접근성은 물론 점차 항공료도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초기 2~3년 정도는 미국 내 수요를 반영해 스루발권을 막고 분리발권 정책을 내 놓을 것이라 조심스럽게 예상하지만 항공사 간 경쟁이 치열해진다면 결국 가격은 내려갈 것이라는 것이다. 델타항공 관계자는 “한국 내에서 쿠바 시장을 확신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지만 미주 캐리어들의 움직임에 따라 판도는 확실히 이전과는 달라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쿠바가 지금 당장 ‘칸쿤만큼’ 성장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심스럽다. 가장 취약점으로 꼽히는 것은 현지 인프라다. 지난 19일에는 스타우드 호텔 앤 리조트 월드와이드가 쿠바 호텔 사업에 진출한다고 발표했으며 에어비앤비에서는 다음달 2일부터 쿠바 내 4,000여 개에 이르는 숙소를 공식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됐지만 여행에 편안한 인프라를 구축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반응이다. 쿠바 내 숙박시설은 열악한 편이다. 4~5성급 호텔일지라도 상대적으로 컨디션은 낙후됐고 요금마저 비싸다. 1~2급 호텔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비자, 마스터카드,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환전 시 무려 13%를 세금으로 내야하고 현금 보유액이 상당한 단체여행객들의 경우 범죄자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존재한다. 쿠바는 중남미 상품에 1~2일 정도 포함되는 경우가 많았다. 중남미 여행수요가 중장년층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상품가는 그렇다 치더라도 만족도면에서는 미지수다. 
 
가격경쟁 조짐 보이나
 
쿠바 상품 개발에 뛰어든 여행사들의 기대는 높은 수익성이었다. 아직 신비롭고 희소가치가 있는 지역인 만큼 여행사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기 때문이다. 항공을 포함한 패키지보다 숙소나 현지투어가 잘 팔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칸쿤에 비해 시티투어가 다양하게 전개될 수 있어 마진율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벌써부터 저렴한 가격의 현지투어와 견적이 오가는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C여행사는 항공과 호텔, 현지투어가 포함된 쿠바 일주일 상품을 최저가 270만원 대로 출시했다. 현지투어 상품에 가이드팁이나 관광지 입장료를 불포함 사항으로 넣고 ‘일단 저렴하게’ 올렸다는 담당자도 있다. 가격 덤핑 전쟁으로 파장을 일으켰던 칸쿤을 생각한다면 고삐를 단단히 쥐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무시할 일이 아니다. 
 
 
반나절 투어…불포함 많아
일본과 비교해 이미 ‘반값’
 
국내 A랜드사의 쿠바 당일 현지투어 상품을 살펴보면 3시간짜리 반나절 코스가 성인기준 6만원이다. 올드타운에서 개별 집합, 카피톨리오, 플라샤 빠르케 공원, 라 플로리디타를 둘러보고 다이퀴리 시음, 아바나 클럽에서 시가 구경, 오비스포 거리와 플라샤 까데드랄을 관광한다. 모히토 탄생지인 라 보데끼타델 메디오에서 모히토 시음과 암보스 문도 호텔 전망대, 제너럴 캡틴 박물관, 아르마스 광장, 무기박물관을 방문한다. 모든 방문지 입장료 식사, 시음, 가이드팁 5$는 불포함이다. 

일본의 쿠바 상품은 좀 다르다. 일본 여행사 HIS에서 가장 판매율이 높은 쿠바 상품은 1일 시티투어 상품이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종일 일정으로 성인기준 320$(한화 약 37만3,600원)이다. 구 국회의사당인 까삐토리오, 시가공장, 모로 요새, 허밍웨이가 머물렀던 안보스 호텔, 증류 박물관, 오비스포 거리 산책, 라 플로리디타, 아메리칸 클래식 자동차 승차 체험, 체 게바라 혁명 광장 및 벽화거리 등을 둘러본다. 식사와 액티비티 체험비, 호텔 픽업 등 모든 것 비용이 포함됐다. 점심식사 이후 해산하는 반나절 투어만 해도 180$(한화 약 21만원)이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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