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31일 상장 기업의 2015년 사업보고서가 발표됐다. 시총 30대 기업의 평균 연봉 비교에서 1등을 차지한 곳은 KB금융지주로, 이곳 직원들은 한해 평균 1억900만원을 받았다. 2위는 신한금융지주로 1억800만원, 뒤를 이어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 1억100만원을 기록했다. 

상장 여행사 중 평균 연봉이 가장 높았던 곳은 레드캡투어로 3,800만원이다. 모두투어가 3,500만원으로 2위, 참좋은레저가 3,300만원으로 3위다. 물론 눈에 보이는 숫자에 다소 마음이 상하기는 하겠지만 단순비교는 무리다. 시총 30대에 들어가는 굴지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비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굳이 대기업과 비교를 하지 않아도 결과는 큰 차이가 없다. 매년 아웃바운드 최고 수치를 갱신하는 성적표를 제출하고 있지만 여행사 직원의 처우는 그에 비례하지 못하고 있다. 총체적으로 놓고 보자면, 여행사 종사자의 전체 연봉은 2015년 전년대비 100만원이 줄었다. 신입사원 및 인턴 채용이 늘어나면서 수치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 대부분 여행사들의 항변이다. 물론 그럴 수도 있다. 문제는 잘 나간다는 상장 여행사의 현실이 이러한데, 상장을 하지 못한 수많은 여행사의 사정은 더욱 열악하다는 것이다. 

아웃바운드가 아무리 늘어도 여전히 여행업은 ‘영세’하다고 한다. 중소규모 여행사에 종사하는 누군가는 “월급을 계산해보니 최저임금에서 2만원이 모자르더라”라고 토로했다. 결국 여행업의 매출구조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당장 머릿수 채우기에 급급해서 수익률은 뒷전이다. 수익은 둘째 치더라도, 피땀 흘린 직원들에 대한 최소한의 대우도 해주지 못하는 정도다. 여행업계에서 ‘건강한 상품’이란 단어는 마치 박제된 표어 같다. 

서글픈 것은 올해라고 사정이 달라질 것 같지 않아서다. 대형여행사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고, OTA의 공세도 거세다. 변하지 않으면 계속 영세하게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 

작년 아웃바운드 송출객이 1,900만명이다. 해마다 껑충껑충 보폭을 키우는 기록에 업계 종사자라면 누구나 자긍심을 가졌을 것이다. 2,000만명 고지를 앞두고 있는 지금, 내년에 보게 될 상장 여행사들의 성적표가 건강하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한 욕심일까.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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