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가 등장한 지 6년이다. 단거리·저가 상품 위주에서 점차 카테고리를 넓히고 세분화하고 있다. 여행객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도 판매한다. 업계는 소셜커머스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그간의 흐름과 전망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

-소셜커머스도 FIT, 효자 상품은 역시 ‘단품’
-잘 팔리는 상품 vs 안 팔리는 상품 … ‘밀당’ 여전
 
 
요즘 소셜커머스는 어때?
 
소셜커머스 여행상품의 범주가 나날이 넓어지고 있다. 항공·숙박·렌터카·입장권·현지투어는 이제 기본이다. 현지 디저트 카페 이용권, 인천공항 코트룸 서비스, 수하물 픽업 서비스, 유심 카드, 포켓 와이파이 대여 등 카테고리의 세분화도 가속도를 내는 중이다. 젊은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소셜커머스 상품만 조합해도 여행을 완성할 수 있다는 이미지도 굳어졌다.
 
최근에는 소셜커머스에서도 자유여행객을 잡기 위한 FIT 상품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소셜커머스의 효자상품은 현지투어, 입장권 및 패스 등 단품이다. 티켓몬스터(이하 티몬)의 지난해 입장권 판매량은 전년대비 600%, 패스는 400%까지 괄목할 만한 성장률을 보였다. 가장 핫한 상품은 유니버셜 스튜디오 입장권. 티몬과 위메프 양사는 스테디셀러 상품으로 유니버셜 스튜디오 입장권을 꼽았다. 위메프 관계자는 “잘 팔리는 입장권의 경우 한달 매출 약 3억원을 넘기도 한다”며 “단품 상품의 인기는 앞으로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 FIT 위주의 상품을 늘려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소셜커머스 이용객의 트렌드도 바뀌고 있다. 긴급모객·초특가 상품 구매가 주를 이루던 초기와 달리 얼리버드 예약자도 크게 증가했으며 고가의 상품에도 하나둘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티몬 해외투어본부 김학종 본부장은 “긴급모객 상품의 수요도 크지만 이는 ‘대기고객’으로서 가지 않을 확률이 높은 타깃이다”라며 “지난해 12월에는 3월에 출발하는 이스타항공의 국제선 주요도시 항공권이 얼리버드로 약 4,000장 판매돼 소셜커머스를 통해 미리 준비하는 고객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비수기를 활용한다면 블록 소진율은 더욱 높다”고 덧붙였다. 장거리 상품의 판매도 활발하다. 위메프 관계자는 “초기 소셜커머스 여행상품이 일본·중국·동남아 등 단거리 상품 위주로 판매 됐다면 최근에는 유럽·미국·중남미·남태평양 상품들의 판매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또한 “주말이나 연휴에 연연하지 않고 평일에 출발하는 상품도 반응이 좋다”고 덧붙였다. 

소셜커머스의 몸집은 더욱 커지고 세분화될 전망이다. 테마상품은 물론 특정 타깃을 위한 맞춤형 상품도 등장할 예정이다. 티몬 관계자는 “프리미엄 존을 통해 SIT 상품, 특수지역 상품, 해외 공연, 컨시어지 서비스까지 구색력을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의지’인가, ‘의존’인가
 
소셜커머스를 대하는 업계의 태도는 크게 두 가지다. 일반 소비자들에게 어느 정도 인지도가 형성된 브랜드는 소셜커머스를 적절히 활용한다는 분위기다. 소셜커머스 상품은 기본적으로 가격경쟁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큰 수익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여행사 자체에서 소화하기 어려운 항공권 ADM이나 하드블록을 처리하기에 유용한 판매채널이라는 것이다. 또한 다양한 최신 상품이 한데 모아져 있으니 트렌드를 파악하기에도, 타사 상품과 비교 분석하는 공간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소셜커머스를 더욱 적극 활용하고 있는 쪽은 중소여행사나 스타트업 기업이다.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업체들은 소셜커머스를 통해 박리다매와 광고 효과를 얻고 있다. 투어퍼즐 배정윤 팀장은 “직접적인 광고를 통해 마케팅 비용을 투자하는 것보다 수수료를 지불하는 쪽이 효율적이고 현지에도 회사의 볼륨과 매출을 보여주기에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신상품의 경우 시장의 반응을 파악하는 수단으로도 활용한다. 소셜커머스를 이용하는 고객층이 주로 젊은 연령대이므로 피드백이 빠르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후 결제’ 시스템은 자금 회전율이 낮은 신생업체들이나 외국항공사들이 직접적인 제휴를 망설이는 이유로 꼽힌다. 

한편 일각에서는 업계가 소셜커머스에 지나치게 의지한다고 지적한다. 신상품이 나오자마자 소셜커머스 부터 찾는 업체가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반짝 모객은 될지 몰라도 자체적으로 상품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판매채널에 ‘의존’하는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밀당’은 여전… 필요한 것은 시간 
상품에 대한 여행사와 소셜커머스의 간극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안 팔리는 상품 위주로 공급하려는 여행사 입장은 여전하고 소셜커머스 MD들은 보다 이색적이고 잘 나가는 상품을 원하는, 이른바 ‘밀당’ 말이다. 그러나 다수의 여행사 관계자들은 진짜 팔리는 상품은 결국 저가상품이라고 말한다. K여행사 관계자는 “자사에서도 수요가 있는 상품은 똑같은 가격 또는 좀 더 낮은 가격으로 올리는데 상품가 자체가 높기 때문에 판매는 부진한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소셜커머스 이용객들은 100원, 200원 차이에도 움직이는 손님이 많아 고가 상품의 반응은 다소 늦다”고 덧붙였다. 이에 소셜커머스 측은 다양한 인벤토리를 꾸준히 노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저렴한 이미지를 탈피하고 점차 고객층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티몬 해외투어본부 김학종 본부장은 “고가 상품은 초반부터 반응을 얻기 어렵다. 소비자에게도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가격경쟁만 부추기는 상품이 아니라 서로가 윈윈하고 건강한 수익구조를 찾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다”라고 전했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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