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코리아와 웅진지식하우스가 조사한 ‘직장인 스트레스 현황’을 살펴보면 직장인의 80.3%는 높은 스트레스로 인해 건강에 이상이 생겼던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경험상 가장 효과적이었던 스트레스 해소 방법으로 ‘여행’을 꼽았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여행을 다녀온다는 응답률이 42.6%로 가장 높았던 것이다. 다음으로는 잠이 42.0%의 응답률을 보였다.

얼마 전 여행사·랜드사에 근무 중인 취재원 몇몇이 ‘괜찮은 여행사 직원 있으면 귀띔 좀 해달라’고 이야기했다. 2~3년 차 직원부터 팀장급까지 직급도 다양했다. 때마침 친하게 지내던 2~3년차 취재원 A가 회사를 그만둔다는 이야기에 넌지시 운을 띄웠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No’였다. 3년간 몸담은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는 몸도 마음도 상하게 했다. 하루 종일 이어지는 상담으로 자신의 업무는 퇴근 시간 이후에 해야 했고, 물가는 올랐지만 급여는 3년째 그대로였다. 홈쇼핑이라도 진행하면 그 주의 주말은 고스란히 반납해야했다. 물론 휴가도 자유롭게 쓸 수 없는 분위기였다. 그는 “잠시 쉬면서 여행업계가 아닌 다른 직종을 찾아볼 계획”이라며 정중히 거절했다. 

중국국적의 항공사에 다니는 또 다른 취재원 B는 과거 제약회사 마케팅팀에서 근무했다. 현재 다니는 항공사의 급여는 전 직장의 절반 수준이다. 타 항공사 급여와 비교해도 턱없이 낮은 금액이다. 업무도 많지만 사내 분위기만큼은 부드럽고 자유로워서 마음에 들었다. 업무에 지장이 되지 않는다면 원하는 날에 자유롭게 쉴 수 있고 휴일은 최대한 보장 받았다. 남녀 구분 없이 출산휴가는 물론 여직원의 경우 유급 생리휴가도 제공했다. B는 거의 매일 야근을 하다시피 했지만 이직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잠시 쉬면서 재충전을 할 수 있는 회사 분위기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여행업은 그 어떤 분야보다 스트레스가 높은 업종이다. 다른 사람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본인의 스트레스는 방치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다수의 여행사에 팽배한 ‘딱딱한’ 분위기가 아닐까 싶다. 취재원 B가 몸담은 회사처럼 자유롭고 유연한 사내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시도라도 해봐야 하지 않을까.  
 
양이슬 기자 ysy@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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