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난에 위치한 고급 리조트 GSA를 운영하는 K부장은 최근 부쩍 세일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행사에 리조트를 ‘판매’해야 하는데 해당 지역을 담당하는 직원들에게 적극적인 영업을 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동남아 지역의 여러 리조트 GSA를 맡고 있는 J차장 역시 세일즈에 고민이 많다. J차장은 새로운 영업 사원의 영입을 계획하고 있다. H랜드사는 최근 연달아 영업 사원 면접을 보고 있다. 그 동안 영업을 담당했던 영업부장은 상품 판매의 어려움을 이유로 얼마 전 퇴사했다. 

호텔 GSA, 랜드사에 근무하는 40~50대 나이의 이른바 ‘중년 세일즈맨’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상대적으로 연령층이 낮아지고 있는 여행사 직원들에게 상품 판매를 하는 데 체력적, 심리적으로 부담을 느낀다는 이유에서다. K부장은 “여행사 직원들의 연령대가 낮아져서 적극적으로 영업을 하기에 꺼려지는 부분이 있다”며 “10~15년 전만 해도 저녁 미팅은 술 한 잔 기울이며 상품을 소개하고 친분을 쌓는 계기가 됐지만 요즘에는 분위기도 달라졌다”고 말했다. 저녁 미팅 자체가 사라지고 있는 것은 물론 따라주지 않는 체력은 덤이다.

J차장은 이제 일선에서 물러나야 할 때가 된 것 같다고 털어놨다. “공부에도 시기가 있듯 영업에도 시기가 있는 것 같다. 내가 판매를 나가면 여행사에서도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라며 말끝을 흐렸다. 

하지만 대부분의 여행사 관계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오히려 반대다. 개인별 차이는 있겠지만 여행업 경력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불편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세일즈맨은 거의 없다는 얘기다. 오히려 그들이 여행업계에 머물면서 겪은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가 예상치 못한 위기 상황에서 발휘돼 결정적인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시장과 상품을 잘 이해하고 설명한 덕분에 해당 상품에 더욱 믿음이 간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니 ‘중년’이라는 이유로 더 이상 뒤로 물러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경력과 노하우는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나만의 ‘무기’가 아니겠는가. 오히려 지금이 가장 빛을 발할 때가 아닌가 싶다.
 
양이슬 기자 ysy@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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