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노선에서 수익률이 높은 지역으로 꼽혔던 홋카이도. ‘효자노선’으로 불릴 정도로 여름과 겨울 성수기 특수를 제대로 누린 지역이었지만 과도한 항공 공급으로 시장 변질의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비슷한 과정을 밟은 ‘오키나와’의 상황으로 향후 시장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성수기 좌석, 하드블록·ADM도 언급
-LCC 취항 후 방문객 증가…부작용도
-이탈 수요 잡으려면 테마상품 ‘관건’
 
 
 
좌석 공급 늘자 LCC 판매정책도 ‘영향’
 
오는 7월 홋카이도에 신규 취항을 예고한 항공사는 아시아나항공(OZ)과 제주항공(7C)이다. 두 항공사 모두 인천-삿포로 노선의 스케줄을 공개하고 발권을 시작했다. 이스타항공(ZE) 역시 향후 같은 노선에 7월1일 이후 취항할 계획을 밝혔다. 

새롭게 취항하는 항공사들을 포함해 가장 뜨거운 시기인 7월 중순 이후 인천-삿포로 노선을 오가는 항공기는 무려 하루 7편으로 예상된다. 현재 운항 중인 대한항공(하루 2편)과 티웨이항공(하루 1편), 진에어(하루 1편)에 제주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이스타항공의 운항편이 한 편씩 추가될 경우다. 

아무리 여행 수요가 많은 날짜라지만 과도한 공급에 여행사 관계자들은 모두 난색을 표하는 입장이다. 현지 호텔이나 버스 부족 등은 매년 있어왔던 상황이기 때문에 ‘올해도 그러려니’ 했었지만, 최소 두 항공사 이상 신규취항을 발표했으니 예년과는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지난 4월 중순에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5~6월 모객 상황도 좋지 않아 전세기 확정도 늦어지고 있는 터라 현지 호텔이나 버스 수배 등의 움직임도 다소 늦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항공사 역시 고민이 많은 눈치다. 홋카이도 노선의 여름 성수기 좌석은 소위 ‘돈 되는’ 노선이다. 외부 변수로 인해 성수기 수요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쉽게 가격 조정을 진행하기에는 위험부담이 따르기 때문이다. 일본 시장을 살려보자는 의미에서 여행사가 성수기 특가나 프로모션 지원 등을 요청해도 쉽게 요금 교섭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다. 특히 올해는 성수기에 맞춰 항공 공급까지 증가하니 제주항공이나 진에어 등 각 항공사에서는 여행사에 성수기 좌석의 하드블록이나 ADM의 참여를 유도하는 등 기존에 시행하지 않았던 새로운 전략으로 판매를 강화하는 추세다. 
 
수요도 늘지만 부작용도 있어
 
항공 공급의 증가는 수요 증가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표적으로 규슈나 오사카, 오키나와 등의 지역으로 대부분 LCC들의 취항이 수요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과도한 공급은 가격경쟁으로 이어졌고 결국 ‘저렴한’항공권을 쏟아내면서 비수기 상품 판매가 어려워지는 현상이다. 

그중 최근 가장 이슈가 된 지역은 오키나와다.  아시아나항공의 단독 노선이었지만 2011년 진에어가 취항한 이후 3년 사이에 주 7편의 항공이 주 57편 이상으로 증가했다. 현재는 아시아나항공뿐만 아니라 진에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피치항공, 대한항공 등 대부분의 국적기가 운항하고 있다. 물론 수요도 증가했다. 2011년 2만2,640명이었던 오키나와 방문 한국인은 4년사이 33만2,800명의 실적을 기록했다. 무려 11배 가까운 성장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수요가 항공권과 숙소를 별도로 구매하는 ‘자유여행객(FIT)’이라는 데 있다. 항공사에서 제공하는 비수기 특가를 맛 본 고객들이 소셜커머스나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직접 항공권을 구매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여행사 판매가 확 줄어든 것이다. 여행사 판매를 하지 않아도 항공권이 판매되자 한때 모 항공사는 여행사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었다. 여행사들 역시 수익 노선이었던 오키나와가 이제는 저렴하고 팔기 힘든 상품으로 전락했다고 입을 모은다. 

A 현지 랜드사 관계자는 “LCC를 이용해 오키나와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이 많아지면서 고객의 여행 만족도도 낮아지고 시장도 ‘저렴하게 갈 수 있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생긴 것 같다”며 “아시아나항공만 단독으로 취항했을 때가 오히려 만족도나 상품의 질 측면에서 좋았던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화·단품 등 ‘부가가치’ 관건
 
공급이 늘어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면 다른 방향으로 대책을 마련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늘어나는 FIT 수요를 막을 수 없으니 특화된 상품으로 고객이 여행사를 ‘이용하게끔’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항공사와 OTA 업체가 할 수 없는 것을 찾아 여행사의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5~6월 수요가 주춤해 7~8월 성수기에 몰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이에 몇몇 여행사에서는 해당 여행사만의 상품을 준비해 수요를 끌어 들일 계획을 하고 있다. 일본여행닷컴은 항공 공급이 증가하기 전인 현재 상황에서도 현지 호텔, 버스 수배가 어려운 홋카이도 시장의 특성을 이용해 ‘아웃도어’ 상품에 초점을 맞췄다. 과거에는 여름, 겨울에만 찾는 지역이었지만 최근에는 성수기와 비수기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여기에 현지에서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도 결합했다. 일본여행닷컴 서태원 소장은 “니세코 지역은 여름에 낚시, 트레킹 등의 액티비티 활동으로 유명한 지역이고 비에이, 후라노에 위치한 일본 최대의 국립공원인 다이세쓰산 국립공원 등은 6월부터 꽃이 만발한다”며 “2박3일, 3박4일이 아닌 최소 일주일 이상 머물면서 자연과 휴식, 레저를 겸할 수 있는 ‘체류형 여행 상품’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방에서 뜨는 전세기를 활용해 7~8월 지방 고객을 공략하기도 한다. 한스트래블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지방발 홋카이도 전세기를 활용한 상품을 준비했다”며 “전년과 비교해 상품 가격과 구성이 다양해졌다”고 전했다. 

대명투어몰 김영승 팀장은 “비수기에 오키나와의 현지 호텔 업체와 ‘가족여행객 대상 아동 숙박 무료 프로모션’을 진행했는데, 아동 추가 요금을 내지 않는 프로모션 가격이 OTA와 비교해도 저렴하다는 것을 인식하자 구매로 이어졌다”며 “이탈하는 수요를 잡기 위해서는 여행사만의 특화된 상품을 무기로 장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이슬 기자 ysy@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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