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항공산업을 황폐화시키고 있는 항공요금할인경쟁은 최대한의 승객유치를 위한 일련의 자구책으로, 항공운임료를 대폭 할인하거나 무료항공권을 발행하는 등의 무리한 영업을 함으로써 제살깎기 경쟁을 서슴치 않고 있다.
미국 항공운송업계가 지금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현재 서울 노선에 취항하고 있는 유나이티드, 콘티넨탈, 노스웨스트, 델타 등 굴지의 항공사들을 포함한 美항공산업은 운영상 비용과 수입균형을 맞추지 못할뿐만 아니라 설상가상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22달러89센트(6월24일 뉴욕석유시장)까지 오르는 등 전반적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에따라 일부 항공사들은 최대한의 승객유치를 위한 일련의 자구책으로 항공운임료를 대폭 할인하거나 무료항공권을 발행하는 등의 무리한 영업방침으로 제살깍기 경쟁을 서슴치 않고 있다. 항공전문가들은 『미국 일주를 하려거든 올 여름을 놓치지 말라』고 귀뜀한다. 최근 미국내선 항공요금이 사상 최저수준으로 곤두박질치고 있기 때문이다. <편집자 註>
미국내 최대의 항공사인 아메리칸 항공은 낮은 비용으로 사업을 개시한 항공사들과 경쟁하기 위해 적극적인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자사의 복잡한 요금구조를 4단계로 단순화 함으로써 美항공산업의 사활을 건 요금전쟁에 도화선을 그었다.
즉 가장 비싼 항공요금을 38% 삭감함으로써 승객 이용도를 높이고 전반적인 항공료 매출을 증가시켜서 자사의 평균 항공료 수입은 인상시키는 반면 터무니 없는 요금할인율은 없앴다.
그러나 이것은 이용객이 쇄도했을 때 실효를 볼 수 있기에 영업적인 면에서는 기대한 만큼 성과를 얻지는 못했지만 TWA, 아메리카웨스트, US에어를 제외한 거의 모든 항공사들이 아메리칸 항공사들이 아메리칸 항공사의 요금방식을 따랐다.
그러자 노스웨스트, 델타 등의 항공사들은 아메리칸 항공의 요금을 밑도는 수준으로 값을 깎아내렸다.
그 결과 노스웨스트 항공은 한 주만에 5배이상의 예약율을 보였고 델타항공은 평일 전화예약건수의 8배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조금 더 싼 항공권을 사기위해, 전화 예매를 하지 못한 사람들은 직접 공항으로 나와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이후 노스웨스트항공은 「어린이 동반 어른무료」(Adults-Fly-Free Promotion)제도를 실시함으로써 가족동반의 여행을 유도했는데 이것이 올 여름 적어도 20만 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어린이를 동반한 어른에게 제공되는 노스웨스트 항공의 국내선 무료항공권을 이용하려면 지난 6월5일 이전에 티켓을 구입해야만 했고 사용기간은 오는 9월13일까지로 제한돼 있다.
TWA는 자사보다 규모가 큰 우량 항공사들의 항공료보다 20%이하로 항공권을 판매하는 전략을 꾀했는데 그것이 효과를 보여 얼마간의 시장점유율을 확대했다.
이후 TWA는 필라델피아에서 미국 대부분의 도시를 갈 수 있는 1일 할인데도를 도입, 특정노선에 대한 일시적인 할인율을 적용하는 등 아메리칸 항공이 실행하고 있는 새 요금에 대해 또다시 할인요금을 적용했다.
이러한 가격할인 경쟁은 TWA뿐만 아니라 타항공사들도 아메리칸 항공의 요금방식을 적용하면서 기존의 복잡한 요금방식을 다시 부활시켜 사용하게 했다.
치열한 가격경쟁은 노스웨스트 항공이 어린이를 동반한 어른들에게 주는 무료항공권에서 여실히 드러났는데 아메리칸 항공은 노스웨스트 항공의 이러한 가격제에 위협이나 하듯 아메리칸 항공의 가장 값싼 요금을 50% 할인함으로써 아메리칸항공의 적자를 반전시켰다.
또한 이것은 타항공사에도 커다란 파급 효과를 일으켰는데 이러한 소위 「자살적」인 할인율은 자본집약적인 항공운송산업이 90년이후 누적적자 약 65억달러를 기록한 이래 「시장 점유율 및 그날 그날의 자금 확보를 위해서는 현금유통이 제일이며 항공권의 판매가 전무한 것보다는 할인된 항공권을 한 장이라도 판매하는 것이 더 낫다」는 항공사들의 판단에 기인한다.
항공전문가들은 미국 최대의 항공사인 아메리칸 항공이 요금할인에 앞장서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타항공사들의 가격경쟁을 조장하고 있는데 앞으로 요금전쟁에서 살아남지 못한 항공사는 도태되어 결국 소수의 항공사들만 남게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결국은 소비자가 비싼 요금을 부담하게 될것이라는 관측이다. 아메리칸 항공은 그러한 요금전쟁으로 항공교통을 이용해야만 하는 승객들의 혼란을 가속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작년에 펜암과 이스턴 항공사가 문을 닫았고 사실상 파산보호신청을 내고 법정관리에 들어간 TWA, 아메리카 웨스트, 콘티넨탈 등 3개 항공사를 포함한 몇몇의 항공사들도 회복되기 힘든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일부 항공사들의 취약성을 어두운 경제현실의 원인으로만 돌릴수도 없다.
노스웨스트가 빚을 내어 사유화한 이래 이 회사의 부채부담률은 유효좌석마일(Available Seat Mile)당 이자액이 아메리칸 항공보다 약 2배가 되고 유나이티드 항공보다 약 4배나 된다. US에어는 87년 피트먼트 항공사와의 기업인수, 합병이 가장 큰 실책이었다.
임금인상과 운영상의 비용이 계속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80년대 이래 항공산업의 계속적인 사업확장은 당업계의 사활을 건 도박이었을 뿐이었다. 지난 2년간 美항공산업은 감소하는 수요에 맞춰 공급을 줄이기 위해 운항편수, 항공기 대수, 항공사 숫자를 감소시켰다.
항공요금 뿐만 아니라 항공사들의 서비스 질이 떨어지므로 승객들이 항공사들에게서 등을 돌리게 되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사업상 항공교통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은 항공교통비로 지출되는 예산을 줄이고 전화나 팩시밀리로 업무를 대신하거나 육로를 이용하는 추세로 변하게 했다.
美항공업계의 서비스 질이 위축된 것은 국내 취항중인 미국항공사들의 잦은 결항, 지연에서도 알 수 있다.
지난 1일 서울∼괌 직항 노선을 개설하고 축하연으로 「보물섬 탐험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3박4일간의 탐험권 및 왕복항공권 2매를 무료로 주는 행사까지한 노스웨스트 항공은 지난 1∼5월에 계획운항횟수 2천19회를 지연, 결항해 국내 유수항공사 중 가장 높은 지연, 결항률을 보였다.
델타항공은 올해 9.3%, 유나이티드 항공은 올해 7.4%를 기록했다. 이들 항공사들의 지연, 결항 원인의 대부분의 정비, 항공기접속불량 등 항공사쪽의 잘못 때문이었다.
美항공산업을 황폐화하고 있는 항공요금 혈투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보면 각 항공사들이 할인가격의 종류와 폭을 줄임으로써 항공권의 평균가격을 인상시켜서 잔존 항공사들의 수입과 비용을 정상화할 때 평화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덤핑할인등의 가격 경쟁이 계속된다면 「이러한 사태 후 여러 회사가 없어질 것 」이라는 말을 증명해 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