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많은 여행업계 출신 교수들이 학계에서 활동하고 있다. 2000년대 초부터 관광 관련 학과 개설이 붐을 이루면서 학위를 갖춘 여행인의 인기도 치솟았다. 당연히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얼마나 많은 학생을 취업시켰는지가 역량 평가의 잣대가 됐고 NCS(국가직무능력표준)다, 대학 특성화다, 대학 구조조정이다 뭐다 해서 강의와 연구보다는 기획서 작성과 행정 업무에 진이 빠지는 일이 허다해져서다. 그나마 정교수면 다행이다. 상당수는 계약직 교수여서 생계 걱정을 할 정도다.

A 사장은 10여 년 전 만 해도 허니문 랜드사로 나름대로 탄탄한 기반을 자랑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허니문으로는 먹고 살기 힘들다는 하소연을 늘어놓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아예 다른 일을 한다. 수요는 자꾸 줄고 그나마 있는 수요도 FIT 허니문으로 빠져 나가는데 업체 간 경쟁은 갈수록 심해져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얼마 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3년 전남도에 이어 2014년에는 강원도도 인구가 자연 감소했다. 신생아 수가 사망자 수보다 적었다. 전북도와 경북도 역시 내년이나 내후년 쯤 같은 대열에 합류하고, 충북(2021년)과 대구(2024년), 충남(2026년)도 향후 10년 내 같은 처지에 놓일 것으로 예측됐다. 

‘저출산 고령화’의 어두운 그림자다. 우리 실생활에 미치는 충격도 클 수밖에 없다. 소비위축과 지역경제 침체를 불러오고 이는 다시 결혼과 출산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도 크다. 따지고 보면 업계 출신 교수들의 최근 고충이나 허니문에서 손을 뗀 A사장의 처지도 결국 같은 원인에서 비롯됐다. 학생 수가 줄었고 혼인 건수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여행업 전체적으로 봐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다. 

여행업은 ‘사람의 이동’을 핵심 동력으로 삼는 만큼 인구 감소는 치명적이다. 아웃바운드 성장세의 달콤함에 취해 있을 수만은 없다. 언제 뚝 꺼질지 누가 알겠는가. 일본이 왜 그토록 외국인 유치에 혈안인지도 따져봐야 한다. 고민과 대비가 필요하다. ‘여행수요 자연 감소’ 역시 가까운 미래일 수 있으므로.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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