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KAL)이 국내민항사상 최초로 외국항공사에 항공기를 무상지원한 것은 양국간의 민간외교역할에 대한 기대는 물론 우리나라도 어엿한 항공선진국임을 다시한번 확인해 주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우리마음을 한층 여유롭게 한다.
지난 90년 3월 수교를 맺은 한국과 몽골은 항공협정도 체결한 바 있지만 양국간의 취항 등에 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대한항공의 몽골에 대한 이번 항공기 기증 및 기술지원에 대한 보답으로 우리측은 몽골취항과 함께 영공통과권 획득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몽골 영공통과와 중국과의 항공협정이 성사되면 서울∼파리간 운항시간이 현재의 13시간 15분에서 10시간 45분으로 단축돼 유럽노선 왕복운항시 약 1만달러 정도의 연료를 절약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승무원 휴식 및 정비시간과 대체기 투입 여력이 생겨 한층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연료절약효과만으로도 중고 B727기 1대 이상의 값어치가 된다고 한다.
지난 9일 몽골로 떠난 B727기는 그동안 국내선과 한일노선에 투입되는 기령 21년짜리로 3백50만달러(한화 약 28억원)을 호가한다.
대한항공은 B727기 등 최신기종이 대당 1억달러를 넘는데 비해 중고 B727기의 값이 그리 비싸지 않고 현재 사용중이니 하나 나머지 10대의 같은 기종도 낡아 어차피 93년부터 모두 팔 계획을 세우고 있는 터여서 몽골항공에 대한 무상기증을 선뜻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진국 항공사들이 어느정도 사용한 최신기종을 일정 연한이 넘으면 후진국 항공사에 팔거나 무상 증여하는 것은 국제항공기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관례의 하나다.
이번 항공기 기증은 한국도 민항 23년만에 선진항공국 대열에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서있음을 입증하는 한편 항공기 대수만 늘리는 외적 팽창보다는 신예기종 중심으로 전환, 내실을 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계기가 됐다.
대한항공측은 몽골항공에 B727기를 보낸 후에도 정비기술진을 현지에 파견, 자문역할을 계속함은 물론 조종사들에 대한 추가교육 계획도 별도로 마련해 놓고 있다.
몽골항공에 대한 이같은 지원은 소련에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민간외교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양항공사간의 교류를 통해 전반적인 국가간 교류로 확대하는 물꼬 역할을 해 내겠다는 것이 대한항공측의 또다늘 포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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