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뱅크에 강의를 하러 갔다. “독일 출장 자주 가시겠네요.”했더니 “아니요. 화상회의가 있어서 요즘은 거의 출장 안가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IT는 비즈니스 환경을 흔들어 놓았다. 그러나 만나지 않으면 안 되는 무엇인가가 있다. IPW 2016은 그것을 보여줬다. 비즈니스에서도 직접 보고 만지고 눈빛을 나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IPW는 IT 기자로 취재했던 컴덱스나 CES와 뭔가 달랐다. 그때는 조금 더 크고 얇은 모니터, 더 빠른 속도, 처음 보는 신기술에 열광했다. 그러나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IPW 2016은 컨벤션이자 동시에 축제였다. 첫 번째 행사였던 미디어 브런치. 조찬모임을 상상하고 갔던 나는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아프리카풍의 전통 춤부터 마디그라 축제를 연상하게 하는 공연, 흥겨운 군악대의 연주가 이어졌다. 오피움 극장은 환호와 흥분으로 가득 찼다. 

그들은 뉴올리언스가 어떤 곳이라고 말로 설명하지 않았다. 열기와 소리, 몸짓으로 보여줬다. 행사장 곳곳에는 오이스터와 포보이 등 뉴올리언스를 대표하는 음식들이 차려져 있었다. 우리는 함박웃음을 띠고 옆 사람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눴다. IPW에 대해, 여행에 대해, 뉴올리언스에 대해.  

미디어 마켓플레이스가 펼쳐진 공간은 또 다른 열기로 후끈했다. 한 미팅에 허락된 시간은 단 10분. 짜임새 있고 절도 있게 진행됐다. 분주하게 움직이면서도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점심시간도 단순한 식사시간이 아니었다. 하루는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갈라 쇼가 이어졌다. 밥을 먹으며 시카고와 위키드의 공연을 보다니.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각 부스의 독특함도 빼놓을 수 없다. 전시장 자체가 미국 지도였다. 

참가자들은 밤이 되면 놀기 위해 태어난 사람들처럼 신나게 파티를 즐겼다. 그렇지 않아도 시끌벅적한 버번스트리트는 IPW 기간 내내 축제였다. 다음날 아침이 되면 참가자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깔끔한 캐주얼 정장차림으로 미팅에 나타났다. 꼼꼼하게 행사를 준비한 이들, 참여한 이들 모두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벌써 워싱턴에서 열리는 2017년 IPW가 기대된다.
 
뉴올리언스=채지형 객원기자 pinksally@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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