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길 물 속보다 알기 어려운 것이 한 길 사람 속이라고 했다. 개인의 대소사를 공유하는 SNS 이용자는 늘어났건만 정작 사람의 마음을 아는 일은 더욱 어려워진 것 같다. 기술이 발전하고 트렌드도 급변해 챙겨야 할 것은 나날이 느는데 가만히 있자니 뒤처지는 것 같고 함부로 따라가다가는 사공 많은 배가 산으로 가는 꼴이 나기 쉽다. 

여행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해외여행 시장은 매년 커지고 있지만 정작 여행산업 종사자들은 그리 행복한 표정이 아니다. 항공사는 치열한 경쟁에 위기감을 호소하고 여행사 또한 안으로는 수익 없는 경쟁을 버티고 밖으로는 소비자를 잡기 위해 안간힘이다.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이던가. 소비자는 여전히 예측하기가 어렵다. 가습기 사태 이후 옥시에 엄격한 모습을 보이는가 싶더니 폭스바겐은 파격 할인에 오히려 판매량이 늘어나는 식이다.    

여행신문은 창간 특집 기사를 준비하며 ‘소비자가 원하는 여행은 어떤 여행일까’, ‘어떻게 하면 소비자의 마음을 잡을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여러 전문가를 만났고 다양한 소비자 설문조사와 빅데이터 분석도 진행했다. 다각도의 취재를 진행하고 각종 통계와 전문가의 해법을 기사로 정리하다 보니 어느정도 흐름이나 경향을 읽는 것이 가능했다.

지나친 비용 부담으로 고민하고 있는 홈쇼핑만 하더라도 이제는 그 효용을 분명히 계산해 봐야할 때다. 여행신문 설문 조사에 응답한 3,929명 중 홈쇼핑 상품을 이용하겠다는 소비자는 19.39%에 불과했다. 26.78%는 모르겠다고 했고 53.83%는 이용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당장 결과가 나온다는 조바심과 과열경쟁 때문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 큰 홈쇼핑에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쏟아 붓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트렌드를 따라나서도 곤란하다. 유튜브가 인기라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20대 중반 정도의 젊은 층에 국한된 이야기다. 동영상에 투자를 한다면 자신의 고객층이 어느 정도 범주에 들어가는지부터 찬찬히 따져보는 것이 기본이다. 

여행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세분화 되고 있다. 항공권과 호텔을 팔던 여행사들이 이제는 데이투어와 각종 입장권으로 시선을 돌려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결국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마케팅이라고 한다면 참고서는 많아졌는데 문제 풀기는 더 어려워진 셈이다. 주위가 복잡하면 단순화 시킬 필요가 있다. 

여행신문이 최근 만난 분야별 전문가들의 코멘트를 정리하면 이 정도가 될 것 같다. ‘모든 소비자의 마음을 읽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럴 필요도 없다. 내가 상대하는 소비자에게 온전히 집중하는 것이 먼저다.’    
 
김기남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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