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협, 세미나 열고 각종 문제제기…불합리한 관행부터 열악한 처우까지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가이드)들이 마음 속 응어리를 털어놨다. 중국 인바운드 업계의 불합리한 관행을 적나라하게 꼬집고 열악한 처우를 개선해 줄 것을 호소했다.

유자격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들로 구성된 ‘한국 중국어 관광통역사 협의회(한중협)’는 지난 7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중국 인바운드 여행시장 활성화 방안 세미나’를 열고, 중국 인바운드 업계의 불합리한 관행과 가이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한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선 중국 인바운드 시장의 질적 저하 요인으로 ▲여행사 포화에 따른 출혈경쟁 심화 ▲여행사가 지정한 쇼핑업체와의 비정상적 거래 ▲중국전담여행사의 명의대여 행위 ▲무자격 가이드가 초보 유자격자를 ‘시팅 가이드’로 활용하는 행위와 이에 대한 여행사의 방조 및 유도 등을 꼽았다. 한중협은 여행사 과다로 인한 출혈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현재의 여행업 등록 신고제를 허가제로 전환해 적정 수준으로 관리할 것을 제안했다. 무자격 가이드가 초보 유자격 가이드를 시팅 가이드로 활용하는 행위 등에 대해서는 관광경찰의 역할을 높여 단속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전담여행사 자격 보유 업체가 비전담여행사에게 불법으로 전담여행사 명의를 대여하는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내부 고발을 보다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현재 한국여행업협회(KATA) 내에 설치된 ‘신고센터’를 제3의 기관에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중협 박성란 회장은 “가이드와 기사 같은 내부자의 고발이 결정적인데, 이들은 모두 여행사로부터 일감을 받는 입장이니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며 “여행사 이익단체인 KATA에 신고할 경우 자칫 신분이 노출돼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서기 때문에 불법 행위를 보고도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관광통역안내사 인권 및 처우 개선 필요성도 지적했다. 여행사가 가이드 일비도 지급하지 않으면서 행사 진행시 발생하는 주차비, 도로통행료, 벌금, TC 및 기사 식대비 등을 가이드에 전가시키는 것은 물론 관광객의 쇼핑액이 부족할 경우 ‘쇼핑 페널티’를 물고 단체 배당 명목으로 인두세까지 갈취한다는 주장이다. 또 단체 진행시 가이드와 기사 숙박을 위한 객실을 달랑 1개만 제공해 기사와 가이드 간 갈등이 불거지는 것은 물론 혼숙으로 인한 성추행 등의 문제도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여행사의 결제 관행도 꼬집었다. 단체행사 진행비를 가이드가 먼저 지불하도록 한 뒤 여행사는 나중에 가이드에게 그 비용을 지급하는데 그마저도 한 달에 한 번 꼴로 정산하거나 심할 경우 수 개월 뒤에 하는 경우도 빈번해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다고 고발했다. 해묵은 과제였던 가이드 4대 보험 적용 문제도 다시 거론했다.  

한중협 박성란 회장은 “가이드들 누구나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지만 여러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동안 제대로 공론화하지 못했다”며 “이번에 제기한 각종 문제들이 개선될 수 있도록 800명의 회원들과 함께 활동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또 “7월로 창립 1주년을 맞은 만큼 사단법인화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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