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6번째 국적 저비용항공사(LCC) 에어서울(RS)이 운항을 시작했다. 7월11일 김포-제주 국내선을 시작으로 10월에는 국제선에도 취항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까지 합하면 총 8개의 국적 항공사가 국내외 노선을 운항하는 셈이다. 10여 년 전만 해도 ‘양대 국적 항공사’ 시절이었다는 점을 상기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에어서울의 가세로 LCC의 시장 확대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이미 기존 5개 LCC의 시장 점유율은 국내선에서 50%를 돌파한 지 오래됐고 국제선에서도 20%에 육박했다. 취항지도 일본과 중국을 넘어 동남아 중거리까지 확대됐다. 진에어는 하와이 정기편에 이어 호주 케언즈 전세기도 확정하며 장거리까지 시야에 넣었다. 

LCC가 시장에 활력을 넣었고 변화를 안겼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꺼림칙한 부분도 있다.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다. 신규 시장 개척 여지가 충분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우리나라 국토면적과 인구 등에 비해 항공사가 과하게 많다는 지적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우리보다 국토면적도 넓고 인구도 많은 일본만 보더라도 일본 국적 LCC는 4개(피치항공, 바닐라에어, 제트스타재팬, 춘추항공재팬)에 불과하다.  

한 LCC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LCC가 늘면서 항공여객 수요도 급증했지만 1인당 수익은 거꾸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 모든 LCC들의 공통된 고민”이라고 전하고 “우리나라 역시 경쟁이 너무 치열해 한마디로 엉망인 상황이지만 이렇다 할 돌파구는 없다”고 토로했다. 수익하락을 만회하기 위해 더 높은 수위의 가격경쟁을 택하고 이는 다시 수익률을 더 떨어뜨리는 악순환 구조라는 얘기였다. 이로 인한 LCC의 체력저하는 자칫 서비스나 안전에 대한 투자 소홀로 이어질 수도 있고,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대응하기에 따라서 공급과잉 시각을 적정공급으로, 심지어 공급부족으로도 바꿀 수 있다. 신규 수요와 서비스를 개척하려는 노력과 함께 가격보다는 품질을 경쟁의 주된 잣대로 삼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다. 그것이 10년도 더 된 우리나라 LCC 역사에 걸맞은 행보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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