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세일러 간판을 달고 있는 대리점의 도덕적 해이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단순히 개별 여행사나 홀세일러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여행사의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 판매 대리점에 대한 관리 감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 7월20일, 강원 강릉에 자리한 여행사 직원이 고객 200여명에게 받은 5억여원의 돈을 가지고 잠적한 사건이 일어났다. 하나투어 간판 대리점을 달고 있었으나 법인 계좌가 아닌 개인 계좌로 돈을 입금 받았다. 성수기를 앞둔 시점이어서 피해 인원과 금액도 컸다. 현재 피해자들은 집단 고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단 이번 사건뿐만이 아니다. 홀세일러가 대리점의 내부 사업까지 관리 감독할 수 없는 구조를 이용해 비슷한 사기 행각들이 종종 벌어진다. 특히 상대적으로 구속력을 갖는 단독 대리점 보다 여러 여행사의 상품을 받아 판매하는 일반 대리점은 관리의 사각지대에 있을 수 밖에 없다. A홀세일러 관계자는 “단순 협력 업체는 내부 규정을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관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단독 대리점이라고 할지라도 직원 개인의 활동까지 감시할 수 없는 난제가 있다. 사고가 나기 이전, 사전 관리감독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이유다. 

사실 대리점만 화살을 맞을 이유는 없다. 허니문 여행사가 신혼부부의 돈을 들고 없어지거나, 멀쩡히 취항한다던 항공사가 돈만 받고 없어진 경우도 있었다. 혹은 사고 상황에 대해 보상을 해준다던 항공사 GSA의 사무실이 통째로 없어지기도 한다. 아직도 피해자들은 이곳저곳 구제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헤매고 있다. 

결국 이런 상황들은 여행자들이 여행업계를 불신하게, 여행업계에서는 서로 경계하게 부추긴다. 건전하고 양심적인 사업자들은 애꿎게 피해만 볼 수 밖에 없다. 도덕적 해이가 불러오는 결말은 생각보다 전방위적이다. 꼼꼼한 관리감독과 불미스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신중함이 필요한 때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