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경기가 좋지 않다는데 인천국제공항은 항상 붐빕니다. 유일하게 여행업은 호황 같습니다. 그런데 여행사 직원들을 만나보면 인천국제공항은 호황이지만 여행사는 최악의 불황이라고 합니다. 뭐가 맞습니까? 여행업 호황입니까? 불황입니까?” 필자의 강의를 수강 중인 학생이 던진 질문이다.

 올여름 인천국제공항 이용객은 최고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올 하계 성수기(7월16일 ~8월15일) 기간 인천공항 이용객을 542만 명으로 예측했다. 하루 평균 이용객 예측치도 17만4,700명으로 최다 기록을 바꿀 것으로 예측된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같은 초대형 악재가 발생하지 않으면 인천국제공항 이용객은 매년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하지만 인천국제공항의 호황과는 달리 유럽의 테러와 국내 경기 불황 그리고 여름휴가는 될 수 있는 대로 국내로 가라는 정부의 지침 등 연이은 악재를 만난 여행사는 성수기를 맞이했지만 표정이 밝지는 않다. 주말 뉴스에 빠지지 않고 ‘인천공항 만원’, ‘해외여행 사상 최대’와 같은 기사들이 보도된다. 인천공항이 붐비고 해외 여행객이 사상 최대, 최고이니 당연히 여행업이 호황인 것 같은데 정작 여행업 내부에서는 불황으로 죽겠다고 아우성이다. 어떻게 된 일일까?

 말장난 같은 ‘호황 속 불황’이라는 여행업계의 역설이 매년 반복되는 중요한 원인은 다음의 3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 번째 이유는 ‘여행사를 이용하지 않는 개별자유여행객의 증가’ 때문이다. 여행사를 이용하는 여행객이 눈에 띄게 줄지는 않았지만, 개별자유여행객은 많이 증가했다. 정확한 통계를 내기는 어렵지만, 여행사에 100% 의존하던 순수 패키지 여행객의 수가 현저하게 줄었다는 것은 현장의 중론이다. 두 번째 이유는 ‘여행사의 양극화 심화’ 때문이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상위 10여 개의 여행사들이 전체 여행사 모객의 상당수를 점유하고 있고, 그 점유율은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소규모 여행사 중 상당수가 매출 및 수익이 감소했다. 대형 여행사의 경우 양극화로 인한 모객 집중으로 수익은 감소했지만 모객 인원과 매출이 증가하였기 때문에 ‘호황 속 불황’을 제대로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반면 매출 및 수익 감소를 있는 그대로 받아내야 하는 소규모 여행사의 경우 ‘호황 속 불황’은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마지막 이유는 뿌리 깊게 굳어진 여행사의 ‘저수익 구조’ 때문이다. 여행사의 수익 구조가 매년 개선되기는커녕 점차 악화돼 모객(예약) 인원은 늘었는데 수익은 오히려 감소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즉 예약 인원은 늘었지만 정산하면 남는 것 없는 ‘자원봉사자 수익 구조’ 가 여행업계가 ‘호황 속 불황’을 반복하여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반복되는 여행업계의 ‘호황 속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먼저 개별자유여행객에 대한 고객 재정의가 필요하다. 최저 가격의 항공권과 호텔을 찾는 개별자유여행객은 항공권과 호텔에 대한 특별한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 대부분의 여행사에게 핵심고객이 아니다. 개별자유여행객은 대규모의 새로운 유형의 고객이 아니라 체리피커(얌체고객)일 뿐이다. 우리 회사와 상품의 핵심 고객이 누구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의 변화에 맞추어 핵심고객을 재정의해야 한다. 여행업계 ‘호황 속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두 번째 방법은 정산해보면 남는 수익이 없는 ‘자원봉사자 수익구조’를 극복하는 것이다. 자원봉사자 수익구조는 매우 위험한 수익구조다. 자원봉사자 수익구조를 가진 여행사의 경우 당장의 매출과 모객인원이 있으므로 인원 및 비용 투자를 늘려야 하는데, 역으로 매출과 모객인원이 감소로 돌아서면 기업 생존이 불가능할 만큼 위험한 선택이다. 자원봉사자 수익구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직원 개인의 급여를 높여 좋은 인재를 유치 확보하되 전체 비용은 줄여야 한다. ‘그것이 가능한가?’를 물을 때가 아니다.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여행에 대한 욕구가 여전히 강력해 전 산업의 불황 속에도 여행이 나 홀로 호황인 지금, 여행업계의 혁신이 그 어느때보다 필요하다. 매년 반복되는 여행업계의 ‘호황 속 불황’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나 홀로 호황인 여행이 불황으로 바뀌었을 때 여행업계는 견딜 수 없을 것이다.
 
K-TravelAcademy 대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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