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골프 목적지로 뜨거운 인기를 보였던 하이난이지만 과도한 항공 좌석 공급과 저가 상품 등의 부작용으로 한동안 침체기를 맞았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하이난 시장은 제2의 도약을 꿈꾸며 성장하고 있다. 골프와 휴양은 물론 새로운 수요 창출을 준비하고 있는 하이난 시장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저가시장 이미지 탈피 성공…홍보효과 나타나
-TW-하이커우·호텔앤에어-보아오 전세기 준비
-골프·휴양 상품서 벗어나 체험 상품까지 ‘기대’
 
 
하이커우·싼야 여름부터 ‘좋은 분위기’
 
올해 하이난 시장의 분위기는 좋다. 지난해에 이어 여름 전세기를 띄운 아시아나항공(OZ)의 인천-하이커우 전세기는 하나투어, 모두투어를 비롯해 참좋은여행, 대명투어몰 등 몇몇 여행사에서 각각 20~30 좌석씩 판매를 진행했다. 지난해 여름 전세기 판매가 쉽지 않았던 탓에 일부 여행사에서 상품가격을 비교적 저렴하게 판매한 경향은 있지만 마지막 항차까지 마무리 된 시점에서 대부분 ‘전년대비 선방했다’는 분위기다. 전년도와 비슷한 상품 가격으로 판매한 하나투어 역시 “하이커우 전세기의 경우 마지막 항차의 출발 3주 전에 이미 상품 판매가 완료됐으며 전체적으로 수익을 봤다”고 설명했다. 복수의 관계자들은 낮은 상품가격으로 판매해 수익은 크게 볼 수 없었지만 공급이 증가한 만큼 수요가 올라왔으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아시아나항공 신찬호 차장은 “인천-하이커우 노선의 여름 전세기는 안정화에 접어든 것 같다”며 “지난해는 메르스 등의 영향으로 판매가 순조롭지 않았지만 올해는 여름 성수기에 집중적으로 운영했고 홍보 효과까지 더해져 수요가 올라왔다”고 전했다. 다만 “가격적인 측면에서 조금의 손해를 본 여행사가 있어 아쉽다”면서도 “겨울 전세기의 시장 수요로 미뤄보면 수익은 전년보다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천-싼야 노선에 연간 전세기를 운항하고 있는 대한항공(KE)과 티웨이항공(TW)의 추석 모객도 뜨겁다. 호텔앤에어 측은 대한항공의 경우 여름 시장은 물론 추석 연휴까지 모객률이 만석에 가깝다고 전했으며, 티웨이항공을 판매하는 여행사 역시 추석 연휴는 대부분 판매 마무리 단계라고 말했다. 

플랜에이투어 김기천 대표는 “지난해부터 시작한 하이난 상품 홍보 및 항공 공급 증가로 인해 하이난 시장이 크기 시작한 것 같다”며 “국적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가 동시에 좌석을 공급하고 다양한 소비층을 대응할 현지 인프라도 마련돼 있어 고객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공급-수요 적절 유지 ‘관건’
 
관계자들은 당장 시작될 동계 시즌뿐만 아니라 향후 하이난 시장의 전망도 밝게 보고 있다. 현지 인프라 구축과 항공 공급, 다양한 상품 개발 등이 맞물리면서 수요 역시 지속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현재 인천-싼야 노선에 연간 전세기를 운항하는 대한항공과 티웨이항공이 지속적으로 항공공급을 진행하고, 아시아나항공 역시 12월부터 2월까지 인천-하이커우 노선에 전세기 운항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여기에 추가 항공편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티웨이항공이 인천-하이커우 노선에 주2회 운항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호텔앤에어 역시 하이난 중심에 위치한 보아오공항으로의 겨울 전세기를 추가로 추진하고 있다. 보아오공항은 하이커우와 싼야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공항으로 양쪽 지역으로의 접근성이 모두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호텔앤에어 김수호 차장은 “기존의 인천-싼야 노선의 항공 공급뿐만 아니라 보아오 공항을 활용한 하이난 시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적절한 항공공급과 현지 인프라, 홍보활동 등이 더해져 올 겨울 시장뿐만 아니라 향후 하이난 시장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호텔·리조트, 골프장, 관광지 등 현지 인프라 확충으로 인해 다양한 계층의 고객을 모두 포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부상했다. 특정 몇몇 시설만 전전했던 과거와 달리 젊은 자유여행객(FIT)이 선호하는 시설부터 최고급을 선호하는 계층의 초호화 리조트까지 보다 넓은 고객층을 아우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항공 역시 FSC와 LCC가 동시에 들어가고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현지의 다채로운 상품개발 욕구가 더해지면서 향후 상품의 다양화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트레킹 상품은 물론 헬기투어, 요트투어 등 체험형 상품의 개발도 활발하다. 지난 6월 한국을 방문한 하이난 여유국의 쑨잉 주임은 “2년 내 세계적인 호텔 100여 개가 하이난에 오픈할 예정이며 섬 전체를 일주할 수 있는 고속철도 시스템은 물론 폭넓은 여행 계층을 수용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이 하이난의 경쟁력”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기존 상품의 틀을 벗어나는 상품 개발 역시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과거와 같은 실수가 반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오픈스카이 지역이라는 점으로 미뤄볼 때 여러 항공사에서 전세기·정기편 운항을 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투어 하이난팀 이영기 팀장은 “과거 하이난 시장은 일주일에 30회 이상의 항공이 투입되면서 저가 상품이 난립하고 만족도가 낮아지면서 망가진 케이스”라며 “공급과 수요가 적절하게 어우러지도록 유지한다면 지속 성장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 시절 하이난은 왜?
과도한 공급·한정된 상품이 소비자 외면으로…

2007년 하이난을 방문한 한국 관광객은 17만5,000명. 당시 하이난에는 인천과 부산에서 출발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한 국적항공사와 중국 국적의 하이난항공(HU), 중국남방항공(CZ)까지 가세해 주 30회가 넘는 항공의 공급이 이뤄졌다. 대부분의 상품이 ‘골프’ 목적이었고 항공 공급이 증가하면서 방문객도 증가했다. 

하지만 상품의 다양성은 떨어졌다. 현지 골프장과 숙소 등의 인프라도 부족했고, 몇몇의 골프장만으로 충당하다보니 만족도 높은 골프는 불가능했다. 4시간이면 충분한 18홀 라운딩이 10시간에 걸쳐 진행되기도 했고, 한국에서 구매한 상품가보다 현지에서 지출하는 비용이 더 많은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저가 상품과 고객 불만이 증가하자 수요는 뚝 끊겼다. 엎친데 겹친 격으로 하이난을 방문하는 중국 내륙 수요마저 겹쳐지면서 한국 시장에 대한 하이난의 입장은 아쉬울 것이 없었다. 항공사·여행사 상품 개발의 의욕도, 하이난을 찾는 수요도 사라지면서 전세기 운항이 중단됐고 뜨거웠던 하이난의 열기는 단숨에 식어버렸다. 
 
양이슬 기자 ysy@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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