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0년 동안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됐던 백령도가 마침내 포구를 열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오염도지 않은 순백의 땅. 백령도는 지금까지 지리적인 입지조건 때문에 군사상 중요한 지역으로 간주되어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돼 왔었다. 그러나 최근 청룡관광이 개척해 내놓은 「백령도 관광」상품을 통해 이제 누구든지 쉽게 백령도를 둘러볼 수 있게 됐다. 청룡관광의 「백령도 관광」상품은 새롭게 부상하는 국내 관광 명소의 하나로 최근 감소 추세에 있는 외래관광객 유치에 일익을 담당함은 물론 백령도의 지리적 입지조건을 백분활용하여 대학생들에게는 호국정신을 다지는 수련장으로 고향을 잃은 실향민들에게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채 근엄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 백령도를 소개한다. <편집자 註> ◆◆◆
미국의 유명한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는 영화 「후크」에서 피터팬의 동심을 성인들에게 다시 일깨워 주는 감동을 선사해 준다. 그러나 그가 만든 성인동화가 첨단의 영상기술을 이용한 화면상의 트릭이라는 것을 알면 적잖은 실망도 느끼게 될 것이다.
우리의 옛 고전 「심청전」중에 심청이가 중국상인에게 팔려가 용왕제물이 되기 위해 인당수에 빠져 연꽃으로 환생한다는 대목이 있다.
그런데 바로 그 인당수가 어디에 있는지, 환생했던 연꽃이 어디에 떴었는지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드물다.
청룡관광(대표 洪仁洙·63)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첨단영상 기계를 이용한 영화상의 트릭을 쓰지 않고도 천혜의 자연경관 그 자체를 눈앞에 생생히 펼쳐 보여 줌으로써 어릴적 잃었던 옛 고전의 진한 감동을 성인이 된 지금 다시 음미케 해 준다.
13명의 직원 모두가 해병대 초급간부로 구성된 청룡관광은 「안되는 것은 되게 하라」는 사훈 아래 전우애로 의기투합된 보기드문 여행사다. 여행사名도 바다의 해병을 상징하는 뜻에서 「청룡」으로 지었다고 한다.
이곳 청룡관광이 최근 내놓은 주력상품은「백령도 환상여행」.
바로 심청전의 배경이 된 인당수가 있는 곳이다.
청룡관광의 洪庚杓과장(30)은 『해군부대 있을 때 백령도가 자연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것에 놀랐다』면서 『이렇게 훌륭한 국내 관광자원을 외면하고 해외관광만을 유도하려는 관광업계의 추세가 안타까웠다』고 말한다.
그 역시 강원도가 고향인 해병대 출신으로 30년가 관광업계에 몸 달아온 청룡관광 대표 홍인수씨와는 부자지간이며 홍씨 집안 5형제 모두 해병대 출신이라고.
청룡관광이 관광업계에 정식 입문한 것은 지난 87년이다.
그러나 청룡관광의 주력상품인 「백령도 환상여행」이 탄생하기까지 그들은 실로 오랜 산고를 겪어야 했다.
지난 89년 8월 현재 동여행사의 실질적인 운영을 맡고 있는 홍경표 과장이 합세하면서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착수했고 그후 수차례에 걸친 현지답사 및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동상품을 기획 지난 6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이에 오는 31일 드디어 30명의 첫 단체관광객들이 백령도에 상륙한다는 것.
지리적 특성 - 백령도는 지금까지 지리적으로는 군사상 요충지역이라는 점과 9시간 30분이나 되는 뱃길여행, 그리고 반공정신으로 똘똘 뭉쳐 타지 사람은 불신하는 지역주민의 특성 등이 백령도 관광개발에 가장 큰 장애요소로 작용해 왔다.
실제로 지나 91년 S여행사가 백령도 관광개발을 시도했었으나 이같은 지역 특성을 충분히 파악치 못한 관계로 실패했다고 한다.
백령도관광의 의의 - 이번에 백령도 관광의 뱃길이 열린 것은 관광업계뿐만 아니라, 일반 여행객들에게도 커다란 의미를 던져 준다.
고향이 있어도 가보지 못하는 실향민들에게는 고향의 향수를 달래주는 여정이 되고 일반인과 대학생들에게는 정신수련과 호국정신을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과의 교역이 활발해 지고 있는 이때 백령도는 중간경유지로는 큰 몫을 할 수 있으리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홍경표 과장은 『청룡관광은 백령도 관광 개발에 있어서 본 여행사만이 지난 독특한 관광개발 방식으로 타업계가 흉내내지 못할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며 백령도 관광에 관한한 유일한 에이전트임을 강조한다.
각 직원 모두가 군복무때부터 백령도뿐 아니라 서해안 각 일대의 지역 특성을 이미 충분히 습득한 상태이고, 백령도 지역주민과 주둔 해병들과의 유대관계, 그리고 무엇보다도 청룡관광 직원 모두가 군제대후에도 계급 상하의 명령 체계 효과가 작용하는 해병대 출신이라는 점이 백령도 관광 개발에 커다란 이점으로 작용한 듯 하다.
백령도는 인천으로부터 1백73㎞, 평양으로부터 1백43㎞ 떨어져 위치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한국보다 북한과 더 가까운 셈이다. 때문에 일차적으로 강조되는 것은 관광객들의 안전문제다.
청룡관광은 이점에서도 그들만의 독특한 관광개발 방식과 노하우를 강조, 육지에 있을 때 보다도 관광객들은 더 안전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현재 백령도 관광을 위해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부분은 9시간 30분이나 소요되는 여객선 운항 시간을 얼마나 단축시킬 수 있느냐 하는 문제다. 지금까지는 인천항에서 주 2회밖에 운항되지 않는 「새 경기호(4백92톤급)」와 「옹진호(4백53톤급)」 2대가 백령도를 갈 수 있는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게다가 선박을 이용하는 방법은 그날의 기상조건에 따라 출발 여부가 결정되는 변수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문제점이 해결된다면 천혜의 자연공원 백령도는 관광한국의 대표적인 명소의 하나로 떠오를 것이 분명하다. 홍과장은 『관광업은 독자상품의 개발이 성공의 관건』이라고 강조하고 『오는 11월에 백령도와 인천을 잇는 카페리의 취항이 예정되어 있어 서해의 수많은 크고 작은 섬들을 연계하는 크루즈 관광 상품의 개발도 계획하고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관광자원 개발에 대한 관광업계와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지원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청룡관광은 앞으로 크루즈 해상관광상품을 통해 해당 전문인력을 대량 투입, 관광산업의 질적향상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령도 소개 - 백령도는 본래 황해도 장연군에 속했지만 8·15 해방후 경기도 옹진군에 편입된 곳이다. 또 백령고 국제법에 보면 1953년 정전협정이 성립 발표된 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국제연합군 관할하에 놓여있다.
서북도 최북단에 위치하고 있는 백령도는 인천으로부터 1백73㎞, 평양으로부터 1백43㎞에 위치하고 남쪽으로 8㎞에 대청도가, 다시 남쪽으로 4㎞에 소청도가 위치한다.
면적은 45.21㎢이며 대청도, 소청도를 합하면 61㎢로 우리나라에서 14번째로 큰 섬이다. 또한 북한과 13㎞ 거리에서 서로 마주 보고있기에 보안상, 군사상 매우 중요한 섬으로 인식돼왔다.
최근 백령도에 일반 관고아객의 출입이 허용된 것은 남북대화의 진전에 따른 결과로 알려졌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백령도는 「곡도」라고 기술돼 있고 동국여지승람 제43권 강령현편에도 백령도를 고구려의 「곡도」라고 표기 했다. 고려때는 「백령진」으로 알려졌고, 세종실록지리지에 의하면 세종 10년(1428)에 영강과 백령을 통합해서 강령진이 되고 후에 「강령현」으로 되었다고 한다.
백령도는 육지와 달리 섬에서의 교통은 선박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도내 교통수단으로는 버스 2대와 택시 6대가 있다. 응급환자가 발생할 때는 함정 및 헬기로 후송하며 어로지도선 경기 203호가 있고 화물선이 인천에서 백령군도를 오가며 많은 화물 및 유류를 운반하고 있어서 물가가 무척 비싸다.
백령도의 통신은 1960년 1월18일 백령우체국이 설립되어 우편, 적금, 보험, 연금업무 등을 시작했고 1988년 온라인 제도가 우체국에 설치되었다.
백령도의 주요 명소는 다음과 같다.
▲두무진
해금강의 충석대에 버금간다고해서 제2의 해금강으로 알려진 곳이다. 마치 투구를 쓴 장군의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13㎞ 바다 건너 북녘땅 장산곶을 지척에 보고 잇는 기암괴석의 일대절경은 백령도 관광의 하이라이트를 이룬다.
▲사곳해안
백령도의 관문인 옹기포에 위치한다. 일렁이던 바다는 썰물때가 되면 폭 1백m, 길이 2㎞의 곧게 뻗은 천연 활주로를 토해낸다. 규조의 껍질로 이루어진 이곳 해안은 손가락으로 쉽게 팔 수 있는 흙이지만 대형 수송기가 착륙해도 자국만 날뿐 마치 아스팔트같이 매끄럽다. 나폴리와 함께 세계에서 단 두곳뿐인 천연활주로로 알려져 있다.
▲연봉바위
심청이가 인당수에 빠져 용궁에 갔다가 연꽃으로 환생하여 떠오랐다는 연화리 연봉바위는 중국으로 가는 사신이나 상선들이 처음으로 기착하던 곳이다.
처녀를 골라 용왕에게 제물로 바쳐 뱃길의 복을 빌었다는 것을 볼 때 심청전은 단순히 허구적인 설정이 아니라 실제로 장산곶과 백령, 대청도서 지방에 있었던 처녀생지의 용신제 민속과 중국을 왕래하던 상인들의 현실적 생활이 밀접히 관련되어 소설로 정립된 것으로 보인다.
▲중화동교회
1896년 8월15일 초가 6칸을 세워 첫 창당예배의 종소리가 울려 복음을 전한 후 1899년 허간이라는 우리 나라 최초의 목사가 언더우드 목사의 세례를 받고 탄생한 곳이다. 한국에서 3번째로 오래된 예배당이다.
▲망향탑
백령도 진촌 2리 마나루 언덕에 세워진 탑이다. 마나루 언덕에 올라서서 북녘땅을 바라보면 장산곶 몽금포가 손에 잡힐 듯 눈앞에 있어 개짖는 소리도 들린다는 곳이다. 지난 88년 장연군 실향민들이 모여 세웠다.
▲반공유격전적비
6·25당시 백령도를 거점으로 조국수호를 위해 산화한 반공 청년들의 얼을 기리기 위해 전한국일보사 故장기영 사장이 1961년 8월15일 故윤보선 전대통령의 휘호를 받아 소청도 대리석으로 비를 건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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