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를 이용하지 않는 개별자유여행객과 가격 싼 것만 찾아 온라인 여행사로 떠나버린 고객들 때문에 고객이 없다고 한탄하는 여행사 대표를 만난 적이 있다. 자신은 아무 잘못도 없는데 세상과 고객이 바뀌어 어쩔 수 없다는 푸념이 이어졌다. 잘못이 없다는 그의 주장도 타당한 측면이 있지만, 자신의 잘못이 없다는 것을 인정받는다고 해서 없는 고객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잘못이 없음에도 고객이 없다는 그의 말이 진실이라면 모든 여행사에 고객이 없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 여행사에 유독 고객이 없다면 그것은 경기나 고객의 문제가 아니라 여행사의 문제일 경우가 많다. 이러한 여행사들은 비슷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첫 번째로 ‘살 게 없다’는 것이다. 항공, 호텔, 일정, 식사뿐만 아니라 가격까지 같은 상품을 전문성이 떨어지는 상담과 서비스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의 입장에서 차별성도 전문성도 없는 여행사에서 상품을 사야하는 필요와 이유가 없다. 고객 없는 여행사의 두 번째 이유는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다. 같은 상품을 같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거나 무리해서라도 가격을 할인해주고 있다고 주장하겠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비싸다고 생각하거나 이익이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여행사를 찾지 않는 것이다. 세 번째 이유는 ‘상담능력 부족’ 때문이다. 여행사 대표의 경우 자신의 상담능력이 여행사의 상담능력이라고 생각하지만, 고객에게 여행사의 상담능력은 상담을 제일 못하는 직원의 수준으로 평가된다. 고객이 인정하는 상담능력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네 번째 이유를 보자. 고객이 없을수록 서비스가 나빠지는 경향이 있어 고객이 없는 것과 서비스가 나쁜 것 중 무엇이 먼저인지 측정하기 어렵지만, 서비스가 나쁜 여행사에 고객이 없다는 것은 확실하니 ‘서비스가 좋지 않기’ 때문에 고객이 없는 것이다. 다섯 번째 이유는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여행사에서 주로 발생하는 유형으로, ‘고객을 가르치려 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고객의 자존심을 지켜주지 못하는 여행사와 직원들이 고객을 쫓아내는 것이다.

 특별히 우리 여행사에 고객이 없다면 그 이유가 분명 존재한다. 위 다섯 가지 이유 중 하나만 포함되더라도 여행사 선택의 수많은 대안을 가진 고객은 미련 없이 다른 여행사를 찾을 것이다. 모든 것이 경기와 고객 탓이고 내가 어쩔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식의 사고는 자신의 문제를 파악하고 개선할 기회를 스스로 박탈하는 것이기에 매우 위험하다. 우리 여행사에 고객이 없다면 ‘우리 여행사에 고객이 유독 없는 이유는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찾아 개선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살 게 없다’, ‘특별한 상품이 없다’는 고객의 반응이 있었다면 차별성과 전문성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자신 있는 지역과 상품을 특정하여 주력 상품으로 판매함으로써 전문성과 차별성 그리고 상담능력까지 증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리고 같은 가격이거나 높은 가격이라 하더라도 고객에게 더 이익이라는 것을 설득하는 원가전략을 통해 상대적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행사의 상담능력은 상담능력이 가장 낮은 직원의 수준으로 결정되는 최소율의 법칙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신입직원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직원의 이직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상담프로세스를 조정하여 예약 단계의 상담은 상담능력이 뛰어난 직원이 전담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서비스개선과 고객은 닭과 달걀처럼 무엇이 먼저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고객을 오게 할 방법을 알지 못한다면 일단 서비스를 개선하고 고객을 기다리는 것이 우선이다. 마지막으로 과한 자존심으로 고객을 쫓고 있는 여행사는 여행사의 존재 이유를 떠올려보기 바란다. 

 대내외 경영환경이 불안하고 심화된 경쟁이 여행업을 흔들고 있다. 그럴수록 시장과 고객에게서 답을 찾아야 한다. ‘사양 산업은 있어도 사양 기업은 없다’는 말이 있다. 경영 환경이 어렵더라도 차별성과 전문성 그리고 상담능력이라는 기본기에 충실한 여행사들이 경쟁력을 갖고 생존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오형수
K-TravelAcademy 대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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