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과 관련해 여행업계의 속병도 심해졌다. 그 중심에 ‘비자’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행사를 통한 상용복수비자 발급 중단, 개인 관광 복수 비자 신설에 이어 단체비자 신청시 여권 원본 제출, 선상 비자 체류일 단축, 한시적인 별지 비자 발급 중단 등 다방면으로 비자와 관련된 새로운 규정들이 쏟아지고 사라지고 있다. 원인도 여러 가지다. 항저우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로 인한 규정 강화도 있으며 일각에서는 한국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으로 인한 중국의 보복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들 대부분 원칙적으로 단체비자 발급에 여권 원본을 제출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데에는 동의한다. 비록 수요가 많진 않지만 개인 관광 복수 비자가 신설된 것도 긍정적인 측면으로 보고 있다. G20 정상회의가 끝나고 나면 비자 발급 규정이 조금은 완화되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어렴풋이 보인다. 이유가 어찌됐든 일방적이고 급박하게, 너무 자주 정책을 변경하고 시행하는 것은 배려가 부족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그 탓에 중국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업 종사자들만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들의 걱정을 더욱 깊게 만드는 것은 따로 있다. 여권원본을 받는 것도, 별지 비자가 다시 발급 되는 시기를 기다리는 것도 얼마든지 감내할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중국 여행 욕구’가 사라지는 것은 막을 수가 없어 그저 한숨만 내 쉴 뿐이라는 점이다. 

한 여행사 중국팀장은 사드 보복, 비자 등 중국 관련 이슈가 계속 이어지자 “이러다가 아무도 중국을 가지 않으려고 할까봐 그게 걱정이에요. 이미 ‘사드 보복이다, 중국 가면 위험하다’는 등의 말이 나돌고 있는데 이 상황이 심각해져 중국여행 자체가 무너질까 그게 걱정이에요”라며 의기소침해졌다.

여행에도 유행이 있고 흐름이 있지 않던가. 한 번 놓친 흐름을 다시 상승세로 돌리는 것은 쉽지 않다. 더군다나 그들이 잡아야 하는 수요는 쉽게 발길을 돌릴 수 없는 중·장년층 단체다. 그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기 전에 조금이라도 빨리 평온한 바람이 불길 바란다. 
 
양이슬 기자 ysy@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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