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향년 61세로 별세한 고 정우식 회장은 2004년부터 2009년까지 6년 동안 한국여행업협회(KATA) 5~6대 회장을 역임했다. 장교 출신이어서 그랬는지 모든 면에서 선이 굵었다.
 
KATA 회장에서 물러난 뒤에도 전임 회장으로서 애정은 여전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애정 표현은 2011년 11월 KATA 정기총회 자리에서 나왔던 것 같다. 대의원이 회장을 선출하는 ‘대의원총회’ 도입 방안이 안건으로 올라오자 발끈했다. 모든 회원사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대의원총회 간선제로 전환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역설했다. 회원사간 언쟁과 논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결국 그 안건은 무산됐다. 성토를 넘어 읍소로도 비쳐졌을 만큼 간절했던 고인의 주장이 없었다면 결과는 달랐을지도 모른다. 그 정도로 직선제에 대한 고인의 신념은 확고했다. 회원사의 참여와 직결되는 사안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으리라.

간선제 도입 문제가 다시 논란거리로 부상할 조짐이다. KATA 선거규정 개정을 위한 TF팀이 8월30일 꾸려졌고 21일 2차 회의를 앞두고 있다. KATA 이사 15명으로 구성됐는데, 이상하게도 다들 간선제 도입과 관련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KATA 사무국도 마찬가지다. 아마 과거 총회에서 무산된 적 있는 안건인데다가 여전히 찬반 대립이 팽팽한 상황이어서 그런 것 같다. 대의원에 의한 간선제로 회장을 선출하는 한국관광협회중앙회와 서울시관광협회의 지난해 연말 선거에서 상당한 잡음이 불거졌던 기억이 여전히 생생하다는 점도 부담요소로 작용한 것 같다. 여기에 의혹의 시선도 한 몫 거든다. 실제로는 다른 노림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예를 들면, 현재 1회로 제한돼 있는 회장 연임 규정을 삭제하거나 2~3회로 늘리려는 의도 아니냐는 추측 같은 것 말이다.

직선제든 간선제든 일장일단이 있을 테고, 여건 변화에 맞춰 틀을 새롭게 짜는 것도 당연하다. 관건은 충분한 논의와 폭 넓은 참여에 있다. 일부 이사나 위원들의 의견만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진다면 막상 총회에서 전체 회원사들의 반발에 봉착할 수도 있다. 그게 간선제의 최대 약점 아니었던가!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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