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조한 실적 이어지자 내부 갈등 커져
-‘발전위원회’ 구성하고 정책방향 수정

여행업계 제1호 협동조합인 한국여행업협동조합 트래블쿱이 심폐소생에 들어갔다. 트래블쿱은 지난해 4월10일 발족해 8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으나, 1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 마땅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매출은 물론이고 활동도 뜸해지면서 외부에서는 실패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악화되자 트래블쿱 안에서는 새롭게 구성된 ‘발전위원회’를 중심으로 다시 조직 기반을 다지려는 움직임도 구체화되고 있다. 

트래블쿱의 위기설이 솔솔 퍼진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발족 이후 지난해까지 설명회 및 워크숍 등을 개최하며 기반을 넓히는가 싶었는데 올해 들어 크게 활동 빈도가 줄어들었다. 실질적인 매출도 기대에 못 미쳤다. 트래블쿱에 가입한 조합원 한 곳은 “실질적으로 트래블쿱을 통한 매출은 거의 없었다고 봐야 한다”며 “많은 참여 여행사들이 저조한 실적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전했다. 당초 목표에 성적이 못 미치면서 와해 분위기도 일었다. 일반 조합원은 물론 설립이사 일부도 참여도가 떨어졌다. 지난 8월에는 대왕빌딩에 있던 트래블쿱 사무실을 정리하면서 아예 본거지가 없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A 관계자는 “고정 사무실과 고정 인력을 두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사무실이 없어지면서 위기설은 더욱 크게 번질 수 밖에 없었다. 

대형 여행사 쏠림이 가속화되고 있는 한국 여행업계에서 ‘중소여행사를 위한 여행상품 플랫폼’을 내세운 트래블쿱은 건강한 설립 동기 덕에 호응이 높았다. 그러나 문제는 구조에서 발생했다. 쏠림현상 완화라는 동기에 동의하지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적인 정책 방향에 있어서는 목소리를 통일하지 못한 것이다. B 관계자는 “어떤 사업을 먼저 해야 할지 등 각자의 생각이 너무 달라 갈등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조합원 모두가 같은 무게를 갖는 ‘협동조합’의 특성상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가’는 위협에 상시 노출될 수 밖에 없다. B2C에만 집중한 운영 정책도 실패 요인으로 꼽는 경우가 많았다. 신규 브랜드로서 대중적인 인지도를 확보하는 것이 어렵고, 실질적으로도 실패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트래블쿱의 활성화를 위한 최근의 움직임에 희망을 걸고 있다. 지난 8월 ‘발전위원회’란 이름으로 약 10명 내외의 인원이 꾸려졌다. 기존 설립위원 일부와 일반 조합사 다수로 구성됐고, 매주 전략회의를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발전위원회 소속 관계자는 “B2C 중심이었던 기존 방향과 달리 B2B에 좀 더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전략이 수정됐다”며 “성향이 비슷한 다른 조합과 공공기관 등을 타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공동 사무실도 마련해 오는 11월1일부터 사용할 예정이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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