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의 휴가, 자녀들과 학생들의 여름방학, 무더위까지 겹쳐 가장 많은 사람들이 떠나는 여행 최대 성수기는 단연 7월과 8월이다. 한국공항공사(KAC)가 월별로 집계해 공표하는 항공통계의 국제선 노선별 수송실적을 통해 휴가시즌 탑승률이 높았던 지역들을 분석해봤다. 여름시즌답게 휴양지 운항 노선의 탑승률이 높은 결과를 보였다. <편집자 주>
 
 
나란히 증가한 여객수·공급좌석 
 
올해 7·8월 인천공항 국제선 노선별 수송실적에서 눈에 띄는 점은 두 달 연속 외국인관광객을 포함한 여객 수가 각각 500만명을 돌파한 것이다. 7월 이전까지 올해 최다 여객수는 1월에 기록한 488만명으로 상반기 인천공항 국제선 여객은 매월 400만명대에 머물렀다. 반면 7월은 522만명, 8월에는 543만명의 승객들이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를 오갔다.

상반기에 비해 공급좌석의 확대도 눈에 띈다. 상반기 내내 500만 좌석 수준에 머물렀던 공급좌석수는 7월 617만석, 8월 633만석으로 증가했다. 여름시즌에 높은 여행객의 수요와 여름특수를 노린 항공사의 공급이 상호작용하며 공급좌석과 여객수가 동시에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공급좌석과 여객수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해 7월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좌석이 155만석 늘었으며 162만명의 승객이 증가했다. 8월도 작년에 비해 107만석의 좌석과 101만명의 여객 증가를 기록했다. 작년 여름에는 5월부터 이어진 메르스 영향도 컸기 때문에 그로 인한 기저효과도 있다. 

한편 상반기 수송실적을 살펴보면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달은 1월이었다. 1월 실적은 상반기 실적 내에서 운항편수만 근소한 차이로 5월 실적에 1위 자리를 내주고 공급좌석(583만)·여객계(488만)·탑승률(83.3%) 전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를 오가는 여행객들이 겨울에는 1월, 여름에는 8월이 가장 많은 결과를 보이면서 항공사와 여행사들에게도 시즌특수를 노리는 세분화된 마케팅 전략이 요구된다.
 
 
괌·사이판은 LCC·하와이는 FSC 선전
 
7월부터 8월까지 높은 탑승률을 기록한 운항노선으로는 여름 휴가시즌답게 휴양지들이 주를 이뤘다. 7·8월 인천공항 전체 탑승률은 7월 84.1%, 8월 85.3%를 기록했는데 괌·사이판·하와이, 코타키나발루, 푸켓, 다낭, 싼야 등 휴양지 노선은 전체 평균 탑승률을 웃돌았다.

인기를 누린 태평양 휴양지 괌·사이판·하와이 노선의 탑승률을 비교해보면 7월은 92.3%의 사이판, 8월은 89%를 기록한 괌의 평균탑승률이 가장 높았다. 괌에 취항한 4개 항공사중 가장 높은 탑승률을 기록한 곳은 진에어였다. 7·8월 모두 62편을 운항한 진에어는 각각 94.4%, 92.6%의 높은 탑승률을 보이며 제주항공(90.8%, 89.4%)과 티웨이항공(86.7%, 89.4%)을 앞질렀다. 

방문자수는 괌에 미치지 못하지만 인근 사이판 노선도 눈길을 끈다. 사이판에 취항한 3개 항공사 중 가장 높은 탑승률을 보인 아시아나항공은 7월 62편을 띄워 무려 96.7%의 탑승률을 기록했으며 8월에는 74편으로 증편해 90.6%의 탑승률을 보였다. 아시아나항공은 7·8월 모두 사이판 노선에서 가장 높은 탑승률을 기록하며 진에어(90.2%, 79.8%)와 제주항공(89.9%, 85.3%)을 탑승률에서 앞섰다. 한편 이스타항공도 10월24일부터 사이판 노선을 데일리로 신규취항하며 사이판을 둘러싼 항공사들간의 경쟁이 더욱 불붙고 있다.

하와이 노선을 취항한 4개 항공사는 7월 모두 80%대의 탑승률을 기록하며 총 5만8,373명을 모객했는데 46편을 운항한 하와이안항공이 가장 높은 89.9%의 탑승률을 보였다. 8월에는 총 여객이 7월보다 3,555명 늘어났음에도 90%대 탑승률은 달성하지 못했는데 44편을 운항한 아시아나항공이 89.6%의 탑승률로 가장 높았다.

거리에 따라 FSC와 LCC의 탑승률이 상반되는 모습이 부분적으로 감지됐다. 하와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까운 괌과 사이판에서는 LCC항공사들이 선전했다. 괌 취항 4개사 중에서 진에어의 취항률이 7·8월 모두 가장 높았던 반면 대한항공의 취항률은 3위와 4위를 기록했다. 반면 4개사가 취항하는 하와이 노선에서 진에어는 7·8월 모두 가장 낮은 취항률을 보였다. FSC인 하와이안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1위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동남아와 중국 싼야, 여름에도 강세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휴양지 노선도 휴가철을 맞아 높은 탑승률을 보였다. 7·8월 각각 89%, 79.8%의 평균탑승률을 보인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 취항한 4개 항공사 중에서는 이스타항공의 탑승률이 7·8월 모두 가장 높았다. 두 달 모두 62편을 운항한 이스타항공은 각각 94.6%, 84.4%의 탑승률로 제주항공(88.9%, 79.9%), 진에어(87.9%, 78.2%), 아시아나항공(85.4%, 78.1%)을 앞섰다.

총 5개 항공사가 취항해 평균탑승률 각각 88.4%, 85.5%를 기록한 푸켓노선은 이스타항공과 진에어의 경쟁이었다. 각각 62편을 운항한 이스타항공은 7월 91.6%의 탑승률로 가장 앞섰으며 7월 탑승률 86.4%로 노선 내 4위를 기록한 진에어는 7월 대비 36편을 증편해 8월 탑승률을 90.4%로 끌어올리며 8월 탑승률 1위를 가져갔다. 푸켓에 취항한 5개 항공사들은 7월 대비 75편을 증편해 8월에 총 305편을 운항했는데 여객도 7월보다 1만7,603명 늘어난 7만1,047명이 푸켓을 오갔다.

이외에도 베트남과 중국 하이난성도 여름철 높은 탑승률을 보인 지역이었다. 베트남 다낭에는 7개 항공사들이 취항해 경쟁을 벌이며 7월 85.6%, 8월 86.9%의 평균탑승률을 보였다. 7월에는 24편을 운항한 비엣젯항공이 96.1%라는 높은 탑승률로 1위를 차지했고, 8월에는 36편을 운항한 티웨이항공이 93.2%의 탑승률로 비엣젯항공(90.6%)을 앞섰다. 중국 하이난성의 싼야로 전세기를 연중 운항하는 대한항공과 티웨이항공의 탑승률도 높았다. 대한항공은 7월 95.2%, 8월 94.9%의 높은 탑승률을 기록해 빈자리가 거의 없었고 티웨이항공도 7월 88.4%, 8월 84.9%의 준수한 기록으로 모객 성과를 보였다. 골프와 가족휴양지로 인기를 누리는 싼야에 에어부산과 제주항공도 동계 시즌 신규취항을 준비하고 있어 싼야 시장의 변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작년 활황지의 올해 성적은?

2015년 여름 높은 탑승률을 보인 지역을 올해와 비교해보면 지난해 7월 높은 탑승률을 보인 취항지는 베트남의 나트랑이었다. 대한항공 운항 36편이 92.2%의 탑승률을 기록한 베트남 나트랑 노선은 올해 7월 대한항공이 변함없이 36편을 운항했지만 탑승률은 85.3%로 소폭 감소했다. 한편 나트랑에 취항하는 베트남항공은 올해 7월 단 4편만 운항하며 97.1%의 탑승률을 보였는데 8월에는 9편으로 증편해 탑승률 92.6%를 기록했다.

작년 8월에 눈에 띄었던 취항지는 tvN <꽃보다> 시리즈 흥행에 맞춰 대한항공이 전세기를 띄운 그리스 아테네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였다. 아테네행 전세기 9편은 무려 탑승률 99.1%를, 자그레브행 6편은 탑승률 85.3%를 기록했었는데 올해 여름에는 두 지역 모두 운항이 없었다. 한편 대한항공은 올해 4월부터 7월까지 바르셀로나 노선을 전세기 운항로 운항했는데 7월에 운항한 3편은 탑승률 95%를 기록했다.
 
정현우 기자 vaga@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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