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국내 인바운드 여행사 관계자들을 한 순간 얼어붙게 만든 뉴스가 나왔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을 20% 줄이라’는 중국여유국 지침이 내려왔다는 뉴스다. 마침 중국 베이징 출장 중이었던 기자는 동행한 여행사 관계자에게 자초지종을 물었다. 가장 궁금했던 사안은 “정말 그런 지침이 나왔느냐?”였다.

결과적으로 20%라는 구체적인 수치는 없었다. 다만 중국국가여유국은 한국뿐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전 지역의 ‘불합리한 저가 패키지 상품’을 근절시키기 위해 엄격한 잣대를 세웠으며, 이를 어길 경우 엄벌에 처한다는 내용의 공지를 공표한 상태였다. 구체적인 내용이나 항목은 성급 여유국에 맡겼다. 그래서인지 최근 중국 곳곳에서는 이와 관련된 조사가 심심찮게 진행되고 있다. 각각 기준과 처벌 방식에도 조금씩 차이가 있어 약간의 혼란이 우려되기도한다.

‘한국에 이런 내용의 뉴스가 나왔다’고 말하자 가이드는 얼마 전 베이징에서 큰 이슈가 됐던 동영상에 대해 얘기를 꺼냈다. 내용은 이렇다. 저가 패키지 상품을 구매해 한국을 방문한 여행객 중 한명이 종일 이어지는 쇼핑센터 일정에 화가 나 이동하는 버스에서 가이드에게 항의했다. 하지만 가이드는 모르쇠로 일관했고, 결국 버스 안에서 손님과 가이드가 크게 다툰 사건이다. 이를 일행 중 한 명이 휴대폰 동영상으로 촬영, 온라인에 올리면서 한국 여행에 대한 이미지가 상당히 훼손됐다고 한다. 

최근 중국의 여러 통계를 보면 핵심 여행 소비층인 빠링허우(80년대 이후 태어난 세대), 지우링허우(90년대 이후 태어난 세대)의 여행 목적지가 ‘일본’으로 바뀌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한국 여행에서 기대하는 여행 테마가 '쇼핑'에 한정돼 있다는 것도 이유다. 이는 결국 저가 패키지와 연결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양국 모두 필요성에 대해서는 수도 없이 많이 얘기해왔다. 어떻게 해야하는지 방법도 안다. 하지만 어느 한 쪽만 힘써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는 일 아니던가. 판은 벌어졌다. 비수기를 맞은 인바운드 시장 일부에서는 ‘차라리 잘됐다'는 반응도 나온다. 그러니 지금이야말로 얼룩진 한국 여행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적기가 아닐까 싶다.
 
양이슬 기자 ysy@traveltimes.co.kr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