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한국 여행산업은 2016년에도 성장했다.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 측면의 발전을 꾀하려는 움직임도 거셌고 그 과정에서 크고 작은 진통도 겪었다. 2016년 한국 여행업계의 주요 이슈를 살폈다. <편집자주>
 
 
 
아웃-2,000만, 인-1,700만 ‘최고기록’
 
사드(THAAD)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간 마찰과 경기 위축,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2016년 한국 여행산업은 또 한 단계 발전했다. 아웃바운드와 인바운드 모두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2016년 해외 출국자 수는 승무원을 제외하고도 사상 최초로 2,000만명을 돌파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10월까지 내국인 누계 출국자 수는 1,855만454명(승무원 128만809명 포함)으로 전년동기대비 16.7% 증가했다. 이런 추세대로면 승무원을 제외하더라도 12월까지 2,000만명을 훌쩍 넘는다. 2,000만명 돌파는 이번이 처음이다. 방한 외래객 수도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1~10월 방한 외래객 수는 총 1,458만9,370명(승무원 127만5,114명 포함)으로 전년동기대비 33.1% 늘었다. 역대 최고 기록이었던 2014년의 1,420만명 기록을 10개월 만에 갈아치운 셈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12월3일 경 방한 외래객 수는 1,600만명을 돌파했다. 올해 전체 방한 외래객 수는 당초 목표였던 1,650만명을 넘어 1,70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한-일 간 관광 교류에서도 훈풍이 일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했던 일본 인바운드 시장이 회복세로 전환됐다. 방한 일본인 관광객 수는 10월까지 188만7,473명으로 전년동기대비 24.7% 증가했다. 이는 메르스(MERS) 여파가 없었던 2014년 실적(193만명)에 근접한 것이다. 한국인의 일본여행은 그야말로 ‘붐’이라고 할 정도로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렸다.
 
2015년 최초로 400만명을 돌파하더니 올해는 500만명 시대를 열 기세다. 4월 구마모토 지진 여파로 잠시 주춤하기는 했지만 신기록 행진을 막지는 못했다. 양측 여행업계의 교류 활성화 노력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국여행업협회(KATA)는 6월과 8월 각각 일본 도호쿠 지방과 구마모토로 여행업계 응원단을 파견했으며, 12월에는 일본여행업협회(JATA)가 지진 피해 지역인 한국 경주로 응원단을 파견해 교류했다.
 
 
에어서울 취항, LCC 영역 확장
 
인-아웃바운드 부문이 역대 최고 실적을 낼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는 항공공급 증가다. 올해도 중단거리 목적지를 중심으로 저비용항공사(LCC)의 노선 확장과 공급량 증대가 지속됐다. 한국의 6번째 LCC이자 8번째 한국 국적 항공사인 에어서울(RS)도 운항을 개시했다. 10월7일 인천-다카마쓰 노선을 시작으로 국제선 운항을 개시한 데 이어 시즈오카, 나가사키, 히로시마, 요나고, 도야마, 우베까지 7개 일본 노선에 취항했다. 씨엠립과 코타키나발루, 마카오 하늘길도 열었다. 

LCC와 대형항공사(FSC)의 ‘경계 허물기’도 속도를 더했다. 서로의 장점을 취하면서 경쟁력을 높이고 차별화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FSC가 주도했던 항공 동맹체(Alliance) 결성에 LCC가 나서거나, 타 항공사와의 공동운항(코드쉐어)을 확대하는 사례가 늘었다. 5월 결성된 아·태 지역 LCC 동맹체인 ‘밸류 얼라이언스(Value Alliance)’에 제주항공(7C)이 참여했으며, 경쟁관계인 티웨이항공(TW)과 이스타항공(ZE)은 인천-오사카 노선 공동운항을 시작했다. FSC는 거꾸로 LCC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부대수입(Ancillary) 확대에 본격 나섰다. KLM네덜란드항공 등 외국항공사에 이어 한국 국적 FSC로서는 최초로 아시아나항공이 12월15일부터 맨 앞줄 좌석 등 다른 좌석보다 더 넓은 좌석을 유료로 사전배정하는 서비스를 개시했다. 

여행사 대상 그룹좌석을 축소하는 등 항공사의 ‘반 여행사’ 정책은 불만을 샀다. 아시아나항공은 여행사에 제공하던 그룹좌석을 기존보다 대폭 줄여 패키지 여행사들의 원성을 산 데 이어 여름 성수기에는 그룹좌석을 아예 입찰방식으로 여행사에 배정해 큰 반발을 불러왔다. 다른 항공사들도 그룹 좌석을 줄이거나 FOC 티켓을 없애는 등 여행사를 홀대하는 사례가 부쩍 많았던 해였다. 
 
글로벌 OTA 한국시장 공략 강화 
 
한국 아웃바운드 시장이 커지면서 글로벌 OTA들의 한국 시장 공략 수위도 높아졌다. 익스피디아, 아고다, 트립어드바이저 등 글로벌 OTA들은 그동안 호텔예약 중심이었던 사업 영역을 항공권으로까지 속속 확대했거나 확대를 예고했다. 호텔에 이어 항공권을 두고도 한국 토종 OTA들과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치열한 경쟁은 한국 여행사 간에도 벌어졌다. 너도나도 TV홈쇼핑을 통해 여행상품 판매에 나서면서 각종 폐해도 불거졌다. 1회당 4,000~5,000만원이었던 홈쇼핑 방영 비용이 1억원 이상으로까지 치솟는 사례까지 나오는 등 과열 양상을 보였다. 

인바운드 부문에서는 중국이 화두였다. 한국 정부가 ‘중국인 단체관광객 유치 전담여행사’에 대한 자격심사를 벌여 4월말 68개 여행사의 자격을 박탈하는 등 관리수위를 높였으며, 중국 정부는 10월부터 한국행 저가여행상품에 대한 단속과 제재를 본격화해 방한여행에 부정적인 여파를 미쳤다. 실제로 10월부터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 성장률이 최근 1년 사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9월28일부터 시행에 돌입한 ‘부정청탁 금지에 관한 법률’도 여행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남겼다. 법 적용 대상에 언론인도 포함되면서 그동안 관광 프로모션으로 진행했던 미디어 초청 팸투어 등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초기 혼선과 반발이 워낙 거세 결국 해외 정부나 지자체, 공공단체 등이 초청하는 경우에는 예외로 인정하기로 했지만, 설명회나 간담회 초청 등에서는 여전히 혼선이 지속되고 있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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