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보면 항상 비슷한 풍경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디테일이 매번 달라져 있는 것이 여행업계다. 생존과 번영을 위한 여행사들의 투지는 꺾일 줄 모르고, 덕분에 계속 새로운 것들이 개발되고 실행된다. 

대표적으로 대형 여행사만 보더라도 계속 사용자의 특성에 맞춰 체계를 만들고, 그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불편함을 잡아내 개선한 것 혹은 아예 새로운 것이 계속 시장에 공급되는 배경이다. 이런 발전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예약 분야나 발권 분야다. 자유여행자들이 늘어나던 수년 전, 항공 예약 시스템 업그레이드에 너도나도 뛰어들고 줄줄이 시스템을 공개했던 것을 생각해보라. 

하지만 이런 발전이 대형여행사에서만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중소규모 여행사, 투자 의지가 있는 곳들도 크건 작건 간에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A사는 랜드 사업을 기반으로 IT 업체와 제휴해 B2C형 예약 서비스를 만들었다. 어딜 보나 손색없는 구조였다. B사는 실시간 투어 예약 시스템 개발을 마쳤다. 기존 여행사들의 홈페이지에 B사의 시스템을 얹어두면 별도의 중간 확인 과정 없이 실시간으로 예약이 되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자부심을 가져도 충분할 일이었다. 

하지만 난항이 없는 것은 아니다. 거래처를 만들고 시스템 활용도를 높여야 하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이 문제다. 아마도 절대적으로 회사 규모와 인지도 차이에서 빗어지는 것이리라 생각된다. 기존에도 있었던 분야이라면 텃새가 있을 것이고, 새로운 분야라고 했을 땐 신규업체에 대한 신뢰도 문제도 걸리적거릴 것이다. 어려운 부분이 모래처럼 밟힐 것이다. 때문에 지레 겁먹고 포기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다양성과 기회가 말살되는 것이다. 

언젠가 알게 됐던 중소여행사가 한해 한해 커지고 발전하는 것을 보면 괜히 뿌듯하고 주제넘게도 대견한 마음이 든다. 비빌 곳 없이 홀로서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지 않나. 새로 시작되는 새해의 소망은 중소여행사의 무난한 성장을 넘어, 그들의 아이디어가 흥행하는 것이다. 여행 시장이 다양한 수목이 자라는 울창한 땅이 되는 것, 그것이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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