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바운드 업계 비상경영체제 돌입
-아웃바운드에도 불똥…제3시장선 격돌

사드 배치를 이유로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한국여행을 인위적으로 제한하려 든 데 이어 이번에는 한국행 전세기까지 불허하면서 여행업계의 긴장감이 더욱 커졌다. 제주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진에어가 신청한 1~2월 한국행 전세기 8개 노선을 허가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 인바운드 업계는 물론 아웃바운드에도 연쇄적으로 파장이 일고 있다.

무급휴가에 단축근무까지 
 
중국 인바운드 업계는 결정타를 맞은 분위기다. 지난해 10월부터 중국 정부의 한국행 여행 축소지시설과 저가상품 제재방침 등이 불거져 그러잖아도 위기감이 컸던 탓이다. 실제로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10월부터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됐다. 전년동월대비 4.7% 증가로 1년 내 최저 성장률로 떨어지더니 11월에는 1.8%로 더 떨어졌다. 12월은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환됐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 인바운드 업계 분위기는 침울하다. 여행사가 유치하는 단체 여행객 하락 폭은 이보다 훨씬 더 커서다. 이를 증명하듯 새해 들어 비상경영 체제로 접어든 여행사들도 늘었다. 중국 인바운드 여행사 A사 관계자는 “오전과 오후로 구분해 출근하는 형태로 단축근무에 돌입했다”며 “전년대비 유치물량이 10~20%에 불과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말했다. 면세점과 쇼핑센터, 가이드 등도 마찬가지다. 쇼핑센터의 경우 이미 지난해 말부터 급여삭감과 무급휴가 등을 통해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가이드) 역시 일감 감소로 아우성이다. 가이드 공급과잉이라는 말마저 나올 정도다. 유자격 중국어 가이드 확충을 위해 정기시험 이외에 추가로 연 2회 실시했던 특별시험도 올해는 폐지될 전망이다.

중국전담여행사 B사 대표는 “우리 여행사들이 시장 환경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탓도 있지만, ‘사드 갈등’의 유탄을 맞은 격이어서 억울하기도 하다”며 “현재로서는 뾰족한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아웃바운드 시장의 여파도 상당하다. 인바운드 수요 위주의 전세기이지만 일부는 아웃바운드에 좌석을 배분하기 때문이다. 전세기 불발로 인해 여행사는 졸지에 좌석부족 현상을 겪게 됐다. C여행사 중국팀장은 “해당 노선 좌석을 새로 마련하느라 정신이 없다”며 “중국 비자 규정도 엄격해진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고 전했다. 
 
“중국여행 꺼리게될까 걱정” 
 
중국 영사부는 1월2일부 비자 접수 건에 대해 비자 신청 사진 규정을 강화했다. 사진 배경은 흰색 테두리가 없어야 하고, 뿔테안경·색안경·사진얼룩·빛반사·적목현상 등도 인정하지 않는 등 세부적이고 엄격한 지침을 적용했다. D여행사 관계자는 지난 5일 “최근 현지 스모그 현상으로 인한 취소까지 겹쳐 더욱 어려워졌다”며 “소비자들이 아예 중국여행 자체를 꺼리게 되지는 않을지 걱정스럽다”고 호소했다.

제3시장서도 중국과 전쟁
 
제3시장에서 중국 시장과의 경쟁구도도 한층 첨예해졌다. 중국은 1월30일부터 하이커우-루앙프라방(라오스), 싼야-프놈펜(캄보디아) 등 동남아 전세기 운항을 허가했다. 한국과 비슷한 단거리 지역의 항공공급을 늘리는 것이다. 가장 문제시되는 것은 현지 수배다. 이미 캄보디아의 경우, 중국발 항공 노선이 크게 늘면서 한국 시장이 주변부로 밀려난 지 오래다. E랜드사 관계자는 “중국의 물량공세가 시작되면서 캄보디아 여행시장의 많은 부분을 중국인들이 차지했으며, 라오스에서도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지금 당장은 그 영향이 미미할 수도 있지만, 나비효과처럼 단계적으로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한-중 6개 노선 전세기가 불발된 제주항공은 새로운 노선 운영 계획을 세웠다. 제주항공 측은 지난 5일 “오사카나 도쿄 등 일본 노선을 증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며, 1~2월 중 취항할 예정”이라며 “이미 일본 노선은 90% 이상의 예약이 들어와 있을 정도로 영업이 잘 되기 때문에 문제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양이슬 기자 ysy@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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