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창설 50주년 기념 캠페인 론칭…한-아세안센터, 문화체육관광부 참석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관광’으로 한데 뭉쳤다. 지난 1월16일부터 20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제36회 아세안관광포럼 2017(ASEAN Tourism Forum 2017)이 열렸다. ‘Shaping Our Tourism Journey Together’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이번 행사는 아세안 10개국 여행업계의 상호협력 및 공동발전을 목적으로 개최됐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 브루나이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비롯해 한국, 중국, 일본 및 인도, 러시아 등 아세안 주요 협력국 업계 관계자 및 미디어들이 참가했다.

포럼은 4박5일의 일정동안 트래블 마트, 컨퍼런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에서는 셀러들과 바이어들이 정보를 교환하는 TRAVEX(Travel Exchange)와 아세안 10개국의 최신 소식 및 향후 계획을 밝힌 NTOs(National Tourism Organizations) 미디어 브리핑이 진행됐다. 팬 퍼시픽 싱가포르에서는 제20회 아세안 관광 장관 및 국제기구 회의(Meeting of ASEAN Tourism Ministers and International Organisations/Associations)와 제16회 아세안-한·중·일 관광 장관 회의(16th Meeting of ASEAN, China, Japan, and Korea Tourism Ministers)가 열렸다. 한국에서는 한-아세안센터 김영선 사무총장이 ‘한-아세안 문화교류의 해’를 기념해 아세안 관광 장관 및 국제기구 회의에 참가했고, 문화체육관광부 황명선 관광정책실장이 아세안-한·중·일 관광 장관 회의에 참석했다.

2017년은 특히 아세안 창설 50주년을 맞은 뜻 깊은 해인만큼,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새로운 결의를 다졌다. 1월18일 샹그리라 호텔에서 열린 오프닝 갈라 쇼에서 싱가포르 리셴룽(Lee Hsien Loong) 총리와 VIP들은 ‘Visit ASEAN@50: Golden Celebration’ 캠페인을 공식적으로 론칭했다. 오프닝 스피치를 맡은 리셴룽 총리는 “우린 서로 경쟁자라 생각하지 않는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다. 아세안을 매력적인 단일 목적지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전했다. 본 캠페인은 베를린 국제관광박람회(ITB), 인도관광박람회(SATTE), 한국국제관광전(KOTFA) 등 향후 다양한 국제 박람회에서도 지속적으로 홍보될 예정이다.

한편 1월20일 열린 폐막식에서는 지역기반 관광 어워즈(Awards for Community Based Tourism, CBT)가 진행됐다. 사회, 역사, 자연 등 지역자산을 윤리적으로 활용하고 안전과 위생 등 기준을 충족한 숙박업소 등 업체를 선정해 국가 별로 차례로 시상했다. 개별 부문으로는 홈스테이 부문 시상도 함께 이루어졌다.
 

●2017년 아세안이 주목하는 4가지 키워드

①에코투어리즘
동남아시아 국가들 사이에 ‘자연’은 빠질 수 없는 주제였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캄보디아 등은 올해 주력하는 관광 상품과 관련해 ‘에코투어리즘(Eco Tourism)’을 강조했다. 싱가포르는 동물원, 공원 등이 한곳에 모인 ‘만다이(Mandai)’를 소개하며 도심 속 친환경 관광의 이점을 설명했다. 브루나이는 수상마을을 활용한 에코 관광 상품을 패키지로 묶었다. ‘캠핑(Camp Site Experience)’, ‘자연(Discover Nature)’ 등을 테마로 에코 상품을 내놓았다. 캄보디아는 라타나키리(Ratanakiri), 크라티(Kratie) 등 북동 지역을 예로 들었고, 미얀마는 람피해양국립공원(Lampi Marine National Park) 등 에코투어리즘 21곳 장소를 소개했다. 특히 미얀마는 동남아 국가 중 유일하게 설경을 볼 수 있는 지역으로, 북부 지역에서 즐길 수 있는 하이킹 코스를 강조했다.
 
 
② MICE
MICE(Meeting, Incentives, Convention, Exhibition) 그룹은 아세안 국가들이 주목하는 니치마켓이다. 캄보디아는 약 6만명 수용이 가능한 새로운 내셔널 스타디움(National Stadium)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다. 쇼핑센터 및 편의시설을 갖춤과 동시에 MICE 유치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으로, 2020년 착공을 계획하고 있다. 브루나이는 한국 MICE 시장을 특히 공략한다. 브루나이관광청 살리나 살레(Salinah Salleh) 마케팅 & 프로모션 담당자는 “전세기 노선 운항과 함께 따뜻한 기후 및 골프코스 등을 활용해 이전에도 한국 기업을 유치한 적이 있다”며 “앞으로도 한국 MICE 그룹을 유치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얀마는 MICE 목적지로써 인지도를 쌓는 게 우선이다. 미얀마관광청 쩌 민 틴(Kyaw Min Htin) 사무국장은 “수도 네피도(Nay Pyi Taw)는 아직 사람들이 잘 모르지만, MICE에 적합한 곳이다. 바간(Bagan), 만달레이(Mandalay) 등 주요 관광지와의 접근성도 좋다. 올해는 MICE 시설 구비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③ IT
기술과 데이터를 접목한 시스템 개발과 마케팅 사례도 늘고 있다. 싱가포르는 작년부터 모바일 플랫폼 구축에 투자해 왔으며, 올해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행한다. 2016년 10월 싱가폴관광청은 모바일 렌탈 서비스 기업 팅크랩스(Tink Labs Limited)와 싱가포르 방문객들에게 목적지 정보를 제공하는 모바일 서비스를 위한 MOU 협정을 맺었다. 2017년부터 방문자들은 약 2만2,000개가 넘는 싱가포르 내 호텔 룸에 비치된 모바일 기기를 통해 관광지 정보는 물론 궁금한 사항을 바로 물어볼 수 있는 챗 컨시어지(Chat Concierge)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는 2017년 전략 중 하나로 ‘디지털화(Go Ditigal)’를 꼽았다. MIS(Management Information System)을 이용해 매일 방문자 수를 체크하고, 구글, 바이두, 부킹닷컴 등과 협력한 CIS(Customer Information  System)를 통해 관광객 정보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집한다.
 

④크루즈
이번 ATF 2017에서 돋보인 또 하나의 주제는 ‘크루즈’다. “크루즈야말로 여러 국가가 힘을 합쳐야만 발전을 이루어낼 수 있는 분야”라며 싱가포르 리셴룽(Lee Hsien Loong) 총리가 오프닝 스피치에서부터 크루즈 산업을 강조했고, 아세안-한·중·일 관광 장관 회의에서 역시 크루즈에 대한 논의는 뜨겁게 이어졌다. 회의에 참석한 아세안 각 국가 장관들은 ‘크루즈 관광 공동 선언’을 통해 동남아시아 크루즈 관광을 활성화할 것을 약속했다. 
크루즈 시장을 향한 아세안의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지난해 필리핀은 크루즈 인프라 및 기항지 확충 등 내용이 담긴 ‘크루즈 관광 발전 방안(National Cruise Tourism Development Strategy, NCTDS)’을 발표했다. 인도네시아 또한 대형 선박을 수용할 수 있는 항구 인프라 구축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고, 크루즈를 통해 들어오는 모든 입국 심사대에서 일관성 있는 심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수속 과정 점검에 나섰다고 전했다.   
대형 선사들도 힘을 싣고 있다. 로얄캐리비안 인터내셔널은 2016년에 이어 2017년에도 동남아시아 지역을 모항으로 노선을 운영할 예정이다. 아시아에서 처음 선보이는 오베이션호는 2017년 3월, 보이저호는 5월에 싱가포르를 모항으로 운항한다. 겐팅 홍콩의 수퍼스타 버고호는 올해 3월 마닐라를 모항으로 운항될 예정이다. 겐팅의 새로운 브랜드 드림크루즈는 11월 싱가포르에서 출항하는 겐팅 드림호를 기점으로 동남아시아 노선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TRAVEX in Singapore

IT 활용한 첨단 행사 운영에 호불호 갈려 

동남아시아 국가들에게 ATF가 의미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TRAVEX라는 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이번 TRAVEX 2017에는 호텔, 리조트, 크루즈, 현지 여행사 등 약 300명의 아세안 셀러들이 참가했다. 국가별로 보면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순으로 많은 셀러들이 참가했다.
1월19일부터 20일까지 이틀에 거쳐 열린 TRAVEX 부스는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다. 오전 시간대뿐만 아니라 가장 붐벼야 할 점심시간 이후에도 빈 부스들이 눈에 띄었다. 이에 대부분의 셀러들은 ‘싱가포르의 비싼 물가 때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필리핀에서 열린 ATF 2016에 이어 2번째 ATF에 참가했다는 라오스 메콩크루즈 분타비 한사야(Bounthavy Hansaya) 세일즈 부매니저는 “작년에 비해 바이어 수가 줄었다”며 “내년 태국에서 열릴 ATF에는 더 많은 바이어들이 참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최국인 싱가포르의 행사 진행과 관련해서는 호불호가 갈렸다. 방콕 메리어트 마르쿠스 퀸즈파크의 피차야 한나롱(Pichaya Hannarong) 레저 세일즈 디렉터는 “조직 구성, 미팅 진행 시스템이 전반적으로 매끄럽고 정확하다”며 “사전에 바이어 기준을 다소 엄격하게 적용한 것 같다. 수는 적지만 대부분의 미팅이 비즈니스 성사에 유익하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로 3번째 ATF에 참가한다는 발리 현지 여행사 아스티나 투어즈&트래블(Astina tours&travel) 술리 푸르나와르만(Suli Purnawarman) 컨설턴트는 “너무 앞서가는 시스템이 오히려 독이 된 것 같다. 가령 모든 미팅 이후에 바이어와 셀러가 서로 명함을 스캔해야 하는 시스템인데, 가끔 인터넷이 끊기기도 하고 스마트 폰을 사용하지 않는 바이어가 있으면 곤란하다”며 아쉬운 점을 토로했다. 이외에도 미팅 공간을 너무 빽빽하게 채워 비좁게 느껴지고, 일부 행사 프로그램 공유가 지연돼 일정에 혼선을 빚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 한국시장에 대해서는 ‘작지만 중요하다’는 셀러들의 반응이 많았다. 메콩크루즈 분타비 부매니저는 “유럽인들이 주 고객이긴 하나, 한국과 중국 네트워크를 넓히는 데 역시 중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아스티나 투어즈&트래블 술리 컨설턴트 역시 “당장 한국인 비중이 크다고 할 순 없지만, 분명 힘 있게 치고 올라오는 잠재시장이다. 장기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글·사진=김예지 기자 yeji@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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