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했던 바지만 공식 기록으로도 2016년 우리나라 출국자 수가 사상 최초로 2,000만명을 돌파했다. 승무원(154만명)을 제외한 순수 출국자로만 살펴봐도 2,084만명에 달한다. 우리나라 인구(5,170만명)에 대비하면 40%다. 국민 10명 중 4명이 해외에 나가는 셈이니 결코 작지 않은 규모다.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뒤 우리나라 아웃바운드 시장은 매년 급성장했고, 큰 이변만 없다면 올해도 신기록을 세울 수 있다.  

우리나라보다 해외여행 역사가 25년이나 앞서고 인구도 두 배 이상(1억2,670만명)인 일본과 비교하면 우리 성장세는 눈부시다. 지난해 일본인 출국자 수는 1,712만명으로 우리보다 300만명 적었다. 출국률도 13.5%로 우리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했다. 그나마 4년 만에 전년대비 플러스 성장했다는 데서 일본 여행업계는 위안을 삼았다. 그 정도로 일본 아웃바운드 시장은 정체돼 있다. 2012년 1,849만명을 정점으로 도무지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일본 여행업계의 위기감도 클 수밖에 없다. 해외여행을 촉진하는 ‘비지트 월드 캠페인(VWC)’을 전개하고 여기저기서 해외여행 부활을 부르짖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일본여행업협회(JATA)는 이달 중 여행사를 비롯해 정부·항공사·철도·숙박시설·랜드사 등 100개사가 참여하는 ‘아웃바운드 촉진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해외 주요 목적지별 특성에 맞춰 여행상품을 구성하고 판매를 촉진하는 등 실질적인 활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일본 랜드사들의 모임인 일본해외투어오퍼레이터협회(OTOA)는 해외여행 증대책의 일환으로 해외수학여행 비용을 정부가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매년 신기록 행진인 우리 입장에서는 남의 나라 얘기일 뿐이다. 그렇다고 우리 사정이 녹록한 것은 아니다. 일본 아웃바운드 정체의 주된 원인 중 하나가 젊은 층 이탈이라는 점은 자연스레 우리나라 청년실업 문제를 떠올리고, 소비자들의 여행사 이탈 현상 등에서는 우리도 자유롭지 못하다. 국내외 불안한 정세와 위축된 경기는 또 어떤가. 강 건너 불로만 치부했던 남의 얘기가 어느 순간 내 얘기가 될 수도 있는 셈이다. 내국인 출국자 2,000만명 돌파의 의미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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