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도 가지 않은 처자가 몰라도 될 것을 알아버렸다. 남자와 동남아. 여자들은 열이면 아홉 두 요소가 섞일 경우 ‘위험군’으로 분류하곤 한다. 돈으로 여성을 사거나 클럽이나 펍에서 만난 여성과 하룻밤을 불태운(또는 불태우려는) 그들의 소문(?)이 워낙 많으니 사실 이상한 일도 아니다. 19홀 골프 견적을 묻는다는 점잖으신 분들 이야기나 그쪽 방면으로는 빠삭하게 꿰고 있어야 하는 가이드들의 고충은 케케묵은 먼지와 같다. 지난 4일에는 패키지여행 상품으로 필리핀 세부를 찾은 한국인 40~50대 남성 9명이 불법 성매매로 현지에서 체포된 일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그런데 혹시 ‘조이너스 차지(Join us Charge)’를 아는가? 몰랐다면 미안하다. 조이너스 차지는 신조어는 아닌 듯하나 동남아시아 호텔과 한국 여행업계에서 통하는 용어다. 구글에 영문으로 검색해도 이 용어를 안내하는 글은 한국어로만 친절하게 해석해주고 있다. 조이너스 차지는 ‘우리가 함께 하는 데에 발생하는 비용’ 정도로 해석됐다. 호텔을 예약할 때 객실 당 요금은 1인이든 2인이든 차이가 나지 않는데 동남아시아 특급 호텔에서는 2인 예약시 더블베드룸을 내준다고 한다. 만약 한 명의 이름으로만 더블베드룸을 예약하고 싶다면 조이너스 차지를 지불해야 된단다. 누가 봐도 뻔한 현지 업소 여성과 한국 남자가 호텔에 함께 들어왔다 가는 모습들이 특급 호텔 입장에서는 달가운 일이 아니었을 터. 이를 조금이라도 막기 위한 특급 호텔의 눈물겨운 정책인 셈이다. 금액은 적게는 3~5만원, 많게는 숙박요금의 절반에 달한다. 며칠 전 만난 P여행사 여직원 K양은 최근 조이너스 차지를 내지 않겠다고 실랑이를 벌이는 손님보다 조이너스 차지가 없는 호텔을 알아봐 달라는 손님이 많아 골치가 아프다고 했다. 또 이런 호텔을 찾는 손님이 20대 젊은 남성들로까지 확대됐다는 것이다. 암암리에 연결해주던 일이니 안 해줄 수도 없는 노릇이란다. 

들키면 안 되는 일은 해서도 안 되는 일이다. 들키지 않았다고 괜찮은 것도 아니다. 성숙하고 건강한 여행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업계의 노력도 필요하다. 누군가는 답습하지 않길 바라는 문화가 아닌가.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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