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치 상승세 아웃바운드에 순풍
-지상비 인상 억제 빌미로 ‘볼멘소리’

주요 외화 대비 원화 가치 상승세(환율 하락)가 지속되면서 아웃바운드 부문 전반에 순풍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랜드사는 여행사 위주의 지상비 결제 관행 탓에 별다른 이득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 원화 가치는 꾸준히 상승했다. 1월2일 1,20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3월21일 기준 1,119.50원으로 하락했고, 1,266.51원이었던 유로화는 1,208.78원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준으로 엔화는 1,030.97원에서 994.54원으로, 영국 파운드화는 1,487.03원에서 1,394.45원으로 하락했다. 비록 엇갈리고는 있지만, 이와 같은 원화 강세 기조가 올해 내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원화 가치 상승은 원화의 구매력을 높여 여행소비심리를 촉진하고 가치 상승 폭이 클 경우 해외여행 상품가 인하로도 이어진다. 외화 부채와 유류비 비중이 높은 항공사에게도 환율하락은 희소식이다. 랜드사 역시 환율 하락에 따른 수요 증가 등의 간접적 혜택을 누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속병도 무시할 수 없다. 지역과 여행사, 상품 종류 등에 따라 지상비 결제 방식은 상이하다. 원화로 지급하기도 하고 현지 화폐로 지급하기도 하며, 출발 전 또는 출발 후 정산하기도 한다. 하지만 환율에 대해서는 “여행사는 상품가에서 지상비로 나가는 액수가 하락하니 그만큼 수익률도 상승하겠지만 랜드사는 환율이 오르든 떨어지든 손해보는 게 일반적”이라는 게 랜드사의 공통된 반응이다.

A 유럽 랜드사 소장은 “현지에 호텔비 등을 지급할 때는 환율 하락 폭 만큼 이득이지만, 일부 여행사는 원화로 지상비를 지급할 때 과거 미정산분까지 최근의 낮은 환율을 적용해 손해를 보기도 한다”고 전했다. “어차피 여행사들은 환율을 제대로 적용해주지 않기 때문에 랜드사에게는 환율 변동이 크게 의미가 없다”고도 덧붙였다. 환율 하락을 빌미로 지상비 인상 요청을 억누르거나 인하하도록 압박하는 경우도 있다. B 일본 랜드사는 “일본 내국인 여행수요가 증가하고 중국인도 늘면서 이번 여름시즌에도 일본 전 지역의 호텔비와 버스비가 대폭 올랐지만, 환율 하락을 이유로 인상분을 지상비에 반영하지 않는 여행사가 대부분이어서 수익은 오히려 하락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C 랜드사 소장은 “환율 변동의 피해를 랜드사가 떠안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여행사 멋대로 환율을 정할 게 아니라 출발 당일 외환은행 고시 환율을 기준으로 삼고 정산 주기를 단축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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