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한 한국경제와 여행업계의 피해가 예상 이상이다. 여행업계는 면세점의 직접적인 피해만 수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인바운드 여행사의 손해도 크다. 중국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도 감소해 아웃바운드 여행사 역시 피해를 보고 있다. 한국경제가 사드 후폭풍으로 경제 성장률이 1%포인트나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있다. 중국은 사드 보복을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지만 그들의 보복은 현실적이고 이미 심각하다. 사드 보복이 지금과 같이 계속된다면 여행업계는 물론 한국 경제 전반에 추가 피해가 불 보듯 뻔하다.

 사드와 관련한 중국의 보복은 대기업 인근의 작은 식당에서 라이벌 식당과 경쟁하기 위해 다른 대기업의 전자 제품을 들여왔다고 기분이 상한 대기업이 손님의 50%, 매출의 70%를 책임지던 회사 직원들의 식당 출입을 금지한 상황과 비슷하다. 대기업의 갑질에 대한 식당의 대응은 장기적으로 대기업에 종속되지 않도록 시장을 다변화하고 메뉴와 서비스 등의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응급조치를 하지 않으면 식당이 문을 닫을 수 있는 상황이기에 장기 전략보다는 응급조치가 먼저다. 그렇다면 식당이 취할 수 있는 응급조치는 무엇일까? 

먼저 경쟁 대기업의 전자 제품 도입을 연기하고, 대기업 측과 만남을 통해 경쟁 식당에 대응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임을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기업의 보복이 도를 넘고 치졸한 면이 있다고 해서 식당 역시 대기업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하거나 논리적으로 설득하려는 자세는 위험하고 효과도 없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기업의 직원 즉 식당 손님들의 마음이다. 회사에서 출입금지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맛있고 값싸고 서비스 좋은 식당을 못 가게 돼 안타까워하거나, 출입 금지 시간이 길어지면 오히려 치졸한 회사를 비판하고 회사 몰래 식당을 찾는 직원들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한민국도 작은 식당과 비슷한 응급조치가 필요하다. 외교적으로는 사드 배치 진행을 잠시 멈추고 중국과의 만남을 통해 우리의 솔직한 처지를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행업계에서는 시장 다변화와 체질개선의 기회라는 역발상과 함께 중국인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프로모션과 세일,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시행하여 한국 여행을 금지하는 중국 정부를 중국인들이 비판할 수 있는 분위기와 여론을 만드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을 그리워할 수 있도록 인터넷과 SNS를 통한 홍보 활동에 집중해야 한다. 중국내 여론이 반한감정으로 흐르지 않도록 적극적이고 세심한 여론전도 필요하다.

중국의 사드 보복에 여행업의 대응 방안으로 이번 기회에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서 무슬림, 일본 혹은 동남아로 시장을 다변화하고 여행업 체질개선을 제안하기도 한다. 시장 다변화와 체질개선은 중국의 보복과 상관없이 여행업계에서 지속해서 진행하고 있어야 하는 장기 전략 과제이다. 사드 보복 때문에 급하게 추진해야 하는 응급조치가 될 수 없다. 사드 보복에 따른 여행업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응급조치는 중국인 비자 한시적 면제, 피해 여행사에 대한 직접지원(피해보상),외국인 관광객 여행비 지원, 지역축제와 세일 이벤트의 조기 실시, 한류 연예인 활용 등 자연재해에 준하는 조치들이 필요하다. 물론 가장 중요한 응급조치는 중국인 관광객의 마음마저 반한감정으로 돌아서지 않도록 하는 감성적이고 정서적인 노력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은 상식적이지도 이성적이지도 못하지만 사드 배치와 그에 따른 중국의 보복 가능성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응책을 미리 수립해야 하는 정부는 중국의 보복은 없다는 근거 없는 말만 되풀이하며 무기력한 대응만 하고 있어 스스로 무능과 무책임을 자인하고 있다. 사드 배치로 인한 여행업계와 한국 경제의 피해를 최소화할 응급조치가 필요하다. 모든 응급조치에는 골든타임이 있다. 어쩌면 지금도 많이 늦었다. 손 놓고 중국의 변화만 바라고 있을 때가 아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골든타임을 그냥 흘려 보내지는 말아야 한다.
 
오형수
K-TravelAcademy 대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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