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오픈, 특수 및 테마 패키지 전문사 입점
-2009년 하나투어 시도했지만 결과는 흐지부지
-“동종 간 제휴 늘어나, 오히려 성공적일수도”
 
인터파크투어가 패키지 강화를 위해 꺼내든 카드가 있다. 전문 여행사를 입점시키는 것이다. 여행사 안에 여행사가 있는 구조다. 이미 오래 전부터 있어왔던 형태지만, 지금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복합적 제휴의 득과 실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같은 여행사끼리 그러는 거 아냐?
 
2000년대 중반부터 온라인 항공권 판매에 주력했던 인터파크투어가 다시 패키지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2년 전부터 패키지 사업의 비중을 키워가기 시작했고, 전세기 및 하드블록 운영 등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8월, 인터파크투어 김양선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패키지에 주력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팀 및 상품 보완을 통해 패키지 성장을 촉진하고 결과적으로 전체 여행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었다. 이를 위해 인터파크투어가 준비하고 있는 전략 중 하나로 ‘전문 여행사의 인터파크 입점’이 있었다. 

이와 같은 모델은 2009년 경 하나투어의 ‘B2X 2C’에서 처음 구체화됐다. X는 공급자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판매자이기도 한 쌍방향 모델이다. 곧 도매자도 소매를 할 수 있고, 소매자도 도매를 할 수 있는 구조다. 상품(항공, 숙박, 패키지 등 일체)을 가지고 있는 X가 하나투어에 입점해 상품을 공급하고, 반대로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기도 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하나투어는 B2X2C 모델을 국내숙박 분야에 시도했다. 당시 하나투어는 전용 플랫폼인 마이다스(MIDAS)를 구축하기도 하는 등 전사적으로 이 모델에 매달렸다. 2010년 5월에는 B2X2C 모델을 기반으로 한 국내숙박 서비스를 오픈하고 프로모션을 대대적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유의미한 성공을 이루진 못했다. 입점 의사를 가진 업체가 많지 않았고, 경쟁구도에 있는 ‘같은 여행사끼리’ 상품을 주고받는 모델이 낯설었기 때문이다. 당시에만 해도 B2B와 B2C의 성격이 명확하게 나눠져 있었기 때문에 전문 영역 바깥의 사업에 이질감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당시 하나투어가 B2X2C를 접목해 야심차게 시작했던 사업 중 명목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없는 상태다. 
 
●단일 품목은 제휴에 너그러워
 
반면 같은 모델로 하나투어가 지난 2015년 론칭한 항공권 재고 좌석판매 시스템 ‘나누리’는 안정적으로 정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항공좌석을 보유한 공급사가 하나투어 나누리에 남은 항공권을 등록하면 필요한 거래처 및 소비자가 구매하는 구조다. 하나투어는 “나누리의 매출액 성장률은 전년대비 월평균 100% 이상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다루는 품목이 하나의 패키지 상품이 아닌 항공권 단품이라는 부분은 여전히 한계일 수밖에 없다. 일반 여행사의 참여보다는 항공사나 항공권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여행사의 참여도가 높기 때문이다. 

인터파크투어가 10월 론칭을 준비하는 모델도 마찬가지로 여행사 간 경계심이 가장 큰 걸림돌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인터파크투어의 설계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특수지역 전문 여행, 매니아성 여행, 테마여행 등 보편화된 여행 외 상품을 제공하는 여행사와 제휴를 맺고 패키지를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이를 통해 상품 다양성을 확보하면서 전문성이 보장된 상품을 제공한다. 초반 5개 정도의 여행사로 공식 론칭을 하고 차후 제휴사를 10개 이상으로 확대 운영한다. 수익은 각 여행사에 입점료를 받는 방식으로 창출하고, 향후 거래 규모가 커졌을 때 판매수수료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인터파크투어는 해당 모델의 도입을 통해 보다 큰 자본력과 유입량을 바탕으로 제휴사 상품의 판매율을 높여줄 수 있고, 역으로 제휴사는 인터파크투어의 상품 다양성을 보완해주는 ‘윈윈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적 넘은 제휴 활발한 시대는 기회
 
이번 서비스는 항공권 중심에서 조금씩 패키지 사업에도 무게를 실어오던 인터파크투어가 본격적으로 패키지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지금의 패키지 시장은 대형 여행사들이 주도권을 잡고 있고 영향력 또한 상당하다. 그러나 인터파크투어는 온라인 기반 여행사로 성장해온 만큼 높은 온라인 트래픽을 자랑한다. 곧 이미 통행량이 많은 장터를 가지고 있는 것이고, 보다 흡입력 높은 상품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하1지만 인터파크투어가 전문여행사와의 제휴 모델을 채택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것이 시장의 분위기다. 특히 패키지 분야기 때문에 더욱 경계가 심할 거란 예측도 있고 이미 실패 경험이 있는 모델이라는 데서 의아해 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A사 관계자는 “누가 경쟁사에 상품을 쉽게 내어주겠나”며 “여행사끼리 배타적이기 때문에 성공하기 어려운 모델이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반대로 B2X2C 모델이 처음 등장한 2000년대 후반과 달리 동종 내 제휴가 활발해진 현 시점에는 오히려 이 모델의 성공률이 높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글로벌 여행사-로컬 여행사 간의 제휴만 보더라도, ‘여행사’라는 성격은 같으나 보유한 콘텐츠 차이를 서로 메우기 위해 이뤄진다. 곧 국내 여행사가 글로벌 여행사의 판매 채널과 마케팅을 이용하는 것이고, 반대로 글로벌 여행사는 품목 확대를 노리는 것이다. B사 관계자는 “국적이 다를 뿐 제휴의 목적은 똑같지 않나”라며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이 문제이지 제휴로 시너지를 내는 단계에서는 누구든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여행업체의 B2B와 B2C 성격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는 것도 기회요인이 될 거라고 예측했다. 인터파크투어의 시도가 일부 테마 여행에 한정되는 만큼 대단위 변화와는 거리가 멀지만 성공여부에는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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