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1일부터 23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비지트 재팬 트래블마트(VJTM)’가 열렸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이 해외 여행사와 미디어를 초청해 자국 관광사업체들과 비즈니스 상담 기회를 제공하는 인바운드 트래블마트다. 3년 만의 참가여서 그랬는지 적잖이 놀랐다. 어딘지 모르게 한참 달랐다. 훨씬 체계적이고 생기가 흘렀으며, 열정적이었다. 굳이 숫자로 비교하지 않더라도 국내외 참가자 수가 훨씬 늘었다는 점도 직감했다. 도대체 3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같은 전시컨벤션센터에서 ‘투어리즘 엑스포 재팬(TEJ)’도 VJTM과 동시에 열렸다. 일본 최대의 여행박람회로 해외여행과 국내여행 부문을 아우른다. 따로따로 열렸던 두 개의 여행박람회(JATA여행박람회, 타비재팬)가 2014년 하나로 합쳐지면서 탄생했다. 1,310개 기업 및 단체가 2,130개 부스를 마련해 역대 최고기록을 세웠다. 관람객 수도 18만5,844명으로 새 기록을 썼다. 하나의 박람회로 통합된 후 4년 동안 계속 신기록 행진을 했을 게 분명했다. 통합과 집중의 힘은 그렇게 컸다.

올해도 통합과 집중은 계속됐다. 일본여행업협회(JATA)와 일본관광진흥협회에 이어 JNTO도 TEJ의 주최자로 이름을 올렸다. 자연스레 TEJ와 VJTM과의 유기적 결합이 이뤄졌다. VJTM 참가자들은 TEJ도 함께 경험하며 일본의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 도메스틱 3개 부문을 맛봤다. 규모와 운영 면에서 세계적인 박람회로 성장했다는 평가도 부쩍 늘었다. 통합과 집중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더욱 커진 덕분이다.

일본에 대한 부러움은 곧 우리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졌다. 우리는 왜 저렇게 하지 못할까? 아웃바운드 여행박람회 대여섯 개가 제각각 열리고, 한국 전체를 대표하는 인바운드 트래블마트는 이제 없다. 그나마 서울국제트래블마트(SITM)가 명맥을 잇고 있지만 서울이라는 지역적 한계를 넘지 못한다. ‘내나라 여행박람회’라는 이름으로 국내여행 박람회도 따로 열리고 있다.

다양성의 가치는 크다. 하지만 다양성보다는 분산이라는 낭비적 요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면 통합과 집중의 가치에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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