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달라졌다. 직원 한 사람이 곧 매출이었던 예전과 다르다. 빠르게 시스템화, 온라인화 되고 있다. 지겹도록 반복되는 이야기지만 다시 곱씹어봐야 할 문제다. 소비자가 웹으로 모바일로 상품을 구매한다는데 초점을 맞춰왔지만, 선진화 됐다고 평가하는 글로벌 OTA는 오히려 안으로 그 보폭을 빨리하고 있었다. 그 결과 펼치는 영업에 비해 직원 규모는 황당할 정도로 작은 구조가 만들어졌다. 한 관계자는 “사람이 하는 일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가변적이고 리스크도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라며 “유럽 태생 OTA들은 거의 자동화된 시스템 안에서 최소한의 인력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트립닷컴(구 씨트립)의 본사를 다녀온 한 관계자는 트립닷컴의 어마어마한 규모에 놀랐다면서 혀를 내둘렀었다. 그 중에서도 시스템 개발을 위한 전문 인력이 국내 대형 여행사가 고용한 인력의 몇 배에 달한다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당시만 해도 여행사에게 개발자는 중요도가 높지 않은 축에 속했다. 

국내에 진출한 해외 OTA 지사를 보면, 시스템 투자가 얼마나 중요한지 제대로 알 수 있다. 해외 OTA의 한국 지사의 직원 규모는 열 손가락 만으로 충분할 정도로, 네다섯 명에 불과한 곳이 다수다. 그럼에도 로컬 대형사 못지않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고, 가정컨대 매출 또한 높을 것이다. 관리하는 물량 또한 많으면 많았지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럼 인력부족으로 발생하는 문제가 많은가? 그렇지도 않다. 잘 만들어 놓은 시스템 하나가 얼마만큼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지 극단적으로 드러난다. 

무인 편의점, 무인 화장품가게, 무인 주문결제 등등 이미 기술은 사람을 제치고 나아가고 있다. 관리 효율성과 리스크 축소를 위해 글로벌 OTA, 호텔 그룹 등은 모두 시스템에 의한 영업-판매 구조를 구축 중이다. 멀리서 일어나는 이야기 같지만 또 그렇지도 않다. 글로벌사들의 변화에 맞춰 크고 작게 국내 업체들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갑자기 세일즈의 일이 줄어들거나 여행사에게 주었던 권한이 축소될 수도 있다. 안일하게 생각할 때가 아닌 것 같다. 기사도 인공지능이 써대는 판에 말이다. 
 
차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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