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일본은 인바운드 부문에서 승승장구했다. 일본을 찾은 외국인 수가 2,850만명 수준에 달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 4,000만명 목표 달성에 대한 자신감도 급상승했다. 

반대로 일본의 아웃바운드 업계는 울상이다. 연간 해외출국자 수가 좀처럼 늘지 않아서다. 2017년 조금 회복됐다고는 하지만 그래봤자 1,800만명에도 미치지 못한다. 일본처럼 승무원을 제외한 순수 출국자 통계로 2,400~2,500만명에 달하는 우리나라보다 한참 뒤쳐진다. 우리가 인바운드 침체를 걱정하듯 일본은 아웃바운드 침체를 걱정한다.

일본은 해외여행 시장 침체의 주된 원인 중 하나로 20대 젊은층의 부진을 꼽고 있다. 일본여행업협회(JATA)가 지난해 초 ‘아웃바운드 촉진협의회’를 만들더니 연말에는 일본 관광청도 젊은층 해외여행 촉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일본관광청에 따르면 일본 20대의 해외여행 전성기는 1996년이었다. 462만9,356명이 해외여행에 나서 전체 출국자의 27.7%를 차지했다. 이게 2016년에는 281만9,197명 출국에 16.5% 비중으로 급락했으니 걱정할 만도 하다.

문득 우리나라 20대가 궁금했다. 2017년 1~11월까지 20대 출국자 수는 419만6,219명으로 전체 출국자(승무원 제외)의 18.5%를 차지했다. 2013년 16.5%, 2014년 16.9%, 2015년 17.6%, 2016년 18.3%으로 이어지는 상승곡선을 유지했다. 일본과 달리 소폭이나마 최근 몇 년 동안 계속 비중을 확대해왔으니 다행스러운 결과였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어떨까? 한국관광공사 통계를 통해 연령별 출국자 수 집계가 가능한 마지막 해는 2009년이었다. 당시 20대 출국자 비중은 19.2%로 지금보다 오히려 높았다. 비중으로만 보면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우리도 일본과 같은 처지에 있는 셈이다. 88만원도 모자라 이제는 ‘78만원 세대’로 불리는 우리 젊은층의 피곤한 삶이 스쳤다. 미래 여행시장의 주된 수요층인 이들이 일본 20대들처럼 여행을 멈춘다면 우리 여행시장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냥 놔둬도 알아서 잘 여행하는 세대로 방관했다가는 큰 코 다칠 수도 있다. 젊은이를 더욱 여행하도록 만드는 일, 그것도 여행업계의 의무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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