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한 장이면 14만원짜리 오사카 특가 항공권이 12만원이 된다. 또 200명 이상이 줄을 설 때 프라이어리티에서 유유히 수속을 마치고, 수하물 우선하기 서비스까지. 별거 아닐 수 있지만 괜히 으쓱해져 검색대를 통과한다. 국내여행도 마찬가지다. 12만원인 부산행 왕복 KTX는 청년의 특권으로 7만2,000원이면 충분하다. 이런 혜택은 여행사가 필요 없다. 여행객들은 똑같은 돈을 쓰더라도 저마다의 노하우를 활용해 숨어 있는 혜택을 쏙쏙 뽑아낸다. 자신만의 비법을 여러 사람과 공유하기도 하는데, 자유여행과 항공, 호텔 등 직접 예약을 선호하는 2030 세대에서 활발하다. 

여행사가 미래의 주 고객으로 2030을 유인할 때 고정된 일정의 패키지는 한계가 있다. 작년 패키지를 이용한 20, 30대가 늘었지만 비율로 따져 보면 여전히 작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2017년 집계를 보면 패키지투어 전체 인원 중 2030 비율은 10~20% 수준으로 4050 이용률에 한참 못 미친다. 2016년 전체 해외여행객 중 2030대 비율이 39%임을 감안하면 자유여행과 패키지의 격차는 더 크다. 젊었을 적 배낭여행을 하던 4050이 가족과 함께 패키지를 활용하고 있다지만 지금의 2030에게 똑같은 상황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결혼 건수와 신생아 수가 매년 역대 최저치를 갱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의 여행 방식을 보더라도 패키지는 동 떨어진다. 빡빡한 일정과 머무는 시간이 정해져 있어 스치듯 안녕을 고하는 그런 여행 말이다. 지금은 유명하고, 역사적인 장소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취향에 맞으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머문다. 게다가 최대한 현지인처럼 여행하기를 추구한다. 이런 여행 방식에 빗대보면 현지투어, 패스 등 단품의 가능성은 크다. 특히 다양한 분야의 현지투어와 대중교통으로 닿을 수 없는 매력적인 여행지를 발굴해야 한다. 가까운 일본처럼 재방문이 많은 곳들은 더욱 그렇다. 이번 휴가에서 처음으로 여행사의 현지투어를 이용할 예정이다.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힘들고, 특별한 경험을 위해서다. 결국 단품의 다채로움이 확보된다면 여행사는 2030의 자유여행에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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