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의 한 섬 한 섬을 걸으면, 수많은 단편소설들 중 마음에 드는 것만 골라 읽는 기분에 빠진다. 
바다 위에 핀 연꽃, 연화도도 그렇다.  
 

통영의 섬 중 연화도는 특히 불교와 인연이 깊다. 불교의 상징인 연꽃에서 이름을 딴 것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조선시대 때 억불정책으로 핍박을 받았던 스님들이 이 섬으로 들어와 불공을 드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통영항이나 삼덕항에서 한 시간 정도의 뱃길이면 연화도에 닿는다. 정겨운 섬 마을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조그마한 연화분교가 나오는데, 몇 되지 않는 아이들 대신 동백 목련 봄꽃들이 수줍게 미소를 던진다. 봄꽃이 안내하는 곳은 연화사, 아담한 규모의 사찰이다. 30년 남짓 전, 쌍계사의 고산스님이 여러 섬을 돌던 중 이곳에서 조선시대 연화도인이 수련했던 토굴 터를 본 이후 창건한 절이다. 언덕을 넘어 연화봉 쪽으로 오르면 실제로 토굴을 만날 수 있는데 이곳에서는 연화도인뿐만 아니라 조선시대의 유명한 고승인 사명대사도 수련을 했다고 한다.
 
 
연화도에는 사명대사에 대한 이야기도 전해져 온다. 당시 수련 중이던 사명대사를 찾아 전국을 떠돌던 부인과 여동생, 연인 세 여자가 마침내 이 섬에서 극적으로 만났다는 이야기다. 이후 세 여인은 모두 출가해 비구니가 되었고, 이들이 각각 지은 한시는 지금도 남아 있다.

토굴 터에서 조금 더 위로 오르면 연화봉 정상이다.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정자 옆으로 아미타대불이 다른 섬들을 내려다보고 있고, 대불의 시선을 따라 시원한 풍광이 펼쳐진다. 아래쪽으로 내려오면 보덕암과 해수관음상이 등장한다. 관음상은 만들어진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인자한 표정만큼은 어느 관음상에도 뒤처지지 않는다.

연화사에서 선착장으로 가는 길목에 놓인 삼거리는 용머리해안으로 이어진다. 용머리해안은 용이 바다를 향해 헤엄쳐 나가는 형상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통영 8경에도 속할 만큼 그 명성이 자자하다. 용머리해안 아래는 동두마을이다. 연화도의 새로운 명물인 출렁다리가 동두마을과 용머리해안을 연결해 준다. 다리를 건너면 반대편으로 기암괴벽과 함께 보덕암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연화도를 한 바퀴 둘러보는 데 대략 3~4시간 정도 걸린다. 당일치기로 충분한 여행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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