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운항하는 LCC ‘에어프레미아’
2020년 상반기 취항목표…곧 면허신청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가 제공하지 못하는 서비스를 통해 틈새를 공략하려는 새로운 개념의 항공사가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Air Premia)다. ‘장거리 LCC(Long-haul LCC)’로도 불린다. 김종철 대표를 만나 구상을 들었다. <편집자 주>

에어프레미아 김종철 대표는 LCC와 FSC의 틈새를 공략하겠다고 강조했다
에어프레미아 김종철 대표는 LCC와 FSC의 틈새를 공략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주항공 대표를 지냈었는데…
2009부터 2012년까지 제주항공 대표로 활동했다. 한국의 LCC 시장 태동기였다. 당시 제주항공의 흑자전환을 이뤄냈는데, 이를 계기로 2011년 장거리 운항을 검토했었다. 하지만 당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로 높았고, 중형항공기(Wide-Body) 도입 부담 등 여러 측면에서 단거리와 장거리 취항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은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장거리 LCC 시장의 가능성과 필요성에 대한 신념은 변함이 없었다. 그래서 당시의 경험과 신념을 공유한 멤버들과 함께 에어프레미아를 설립하게 됐다.   


-에어프레미아에 대해 소개하면.
2017년 7월 설립했으며, 2020년 상반기 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LCC와 FSC의 틈새를 공략할 것이다. 중형항공기를 도입해 인천공항을 기반으로 LCC가 운항하지 못하는 비행시간 6~10시간 정도의 장거리 목적지를 운항한다. 고객들에게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되 가격을 낮출 것이다. 그래서 항공사명도 프리미엄(Premium)의 복수형인 프레미아(Premia)를 택했다. HSC(Hybrid Service Carrier)라는 개념을 도입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도입기종은 B787 또는 A330neo를 고려하고 있으며, 처음에는 3대로 시작해 매년 2대씩 늘려나갈 예정이다.


-HSC로서의 킬러콘텐츠는 무엇인가?
단일 클래스인 LCC와 달리 ‘이코노미’와 ‘프리미엄 이코노미’ 두 개 클래스를 운용한다. 프리미엄 이코노미의 좌석간 길이는 42인치로 매우 넓고, 이코노미 역시 전 세계 모든 이코노미 좌석 중 가장 넓은 35인치로 구성한다. 그러면서 가격은 저렴하다. 프리미엄 이코노미의 경우 FSC 비즈니스석의 절반 수준이며, 이코노미는 FSC의 80~90%로 책정할 것이다. 


-타깃 수요층이 궁금하다.
6시간 이상 비행하는 승객들의 경우 가격은 물론 안락함과 편안함도 중요시한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50%는 가격에 민감하고 30% 정도는 가격뿐만 아니라 안락함도 중요시한다. 나머지 20%는 안락함만을 강조하는 승객들이다. 에어프레미아의 타깃은 가격과 동시에 안락함도 중요시하는 30% 고객들이다. 2016년 한국인 출국자 2,200만명 중 13%만이 비행시간 5시간 이상 목적지를 여행했다. 반면 일본 출국자의 경우 2016년 1,700만명 중 44%가 5시간 이상 여행자였다. 보스턴컨설팅그룹(Boston Consulting Group)에 따르면, 1인당 국민 총소득이 3만 달러가 되면 장거래 여행에 대한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한국도 올해 3만 달러를 돌파할 전망이어서 타이밍이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


-장거리 노선만을 운항하는가? 
6~10시간 목적지에 주력하지만 초기에는 정부 규정과 요건 충족을 위해 단거리나 중거리 비행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3~4년부터는 장거리에 집중할 예정이다. 특히 미국 서부 쪽에 집중할 예정이다. 경쟁과 견제가 심한 샌프란시스코공항보다는 오클랜드나 산호세공항 등 틈새를 공략할 계획이다. 싱가포르 역시 열리게 되면(항공자유화) 취항하고 싶다. 화물운송을 통한 수익제고에도 신경 쓸 생각이다. 에어프레미아는 비용절감보다는 수익제고에 더 집중하고 싶다. 


-재정 기반은 어떤가.
정부가 신규 항공기 설립요건을 강화했는데 그에 맞춰 충족했다. 사모펀드 투자를 받았고 앞으로 기관투자도 받을 계획이다. 운 좋게도 중국이 항공기에 많은 투자를 많이 하고 있어 B787 기종 같은 경우는 리스도 가능하고 리스 가격도 많이 하락하고 있다. 사실 재정은 큰 부분이 아니다. 항공사는 마치 발전소와 같아서 초기에 세팅만 하면 그 뒤로는 추가 재정투입 없이도 운영될 수 있다.


-면허 취득이 관건인데…
그렇다. 가장 중요한 사안이다. 정부가 어떤 생각인지는 가늠하기 어렵지만, 아마 정부도 에어프레미아 같은 항공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에어프레미아는 단순한 LCC가 아니라 새로운 개념의 HSC다. 조급하게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다. 2020년 상반기 취항을 목표로 삼아 긴 숨으로 준비하고 추진할 것이다. 사실 IT플랫폼 구축 등으로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다.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 신청은 신규 항공사의 최소 자본금을 300억원으로 확대하고 항공기 최소보유대수도 5대로 늘린 새로운 법령이 시행되는 데 맞춰 제출할 것이다. 7~8월로 예상하고 있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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