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랑 <해랑> 기차여행에 올랐다. 우리나라 유일무이의 럭셔리 침대 열차.  둘이어야 비로소 온전한 하나라는 닮은 점 덕이었을까, 레일도 부부를 아늑하게 안았다.  기차로 움직이고 기차에서 먹고 기차와 함께 잠든 1박2일 해랑 기차여행기다. 

우리나라 유일의 럭셔리 침대 열차 ‘해랑’ 코레일관광개발
우리나라 유일의 럭셔리 침대 열차 ‘해랑’  ⓒ코레일관광개발

 

복도가 마치 오리엔트 특급열차 같지 않아? 꽤 화려하네, 칸마다 객실 모양이 다른가봐…. 원래 저랬었나 싶을 정도로 아내는 오늘 유독 호기심이 많다. 설레서겠지. 우리나라 유일의 침대열차에 처음 올랐으니 그럴 만도 하다. ‘레일 크루즈’라 불리는 <해랑>이다. 2008년 11월 국내 최초로 ‘호텔식 관광전용열차’로 출발했으니 벌써 10주년이다. 10년 치고는 깔끔하고 정갈한 걸…. 들으라고 하는 말인지 그냥 혼잣말인지 모를 재잘거림이 801호 우리 객실 앞에 설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 


아내의 그 모든 호기심의 종착역은 객실이다. “와! 생각했던 것보다 넓으네, 통유리로 바깥 경치도 다 들어오고, 침대도 충분하네…”. 객실 한 쪽은 커다란 통유리여서 시원스럽고, 벽면은 거울이어서 그런지 실제보다 더 넓어 보인다. 해랑 로고가 박힌 새하얀 침대보가 통유리를 뚫고 들어온 햇살을 받아 더 하얗게 빛난다. 영화에서 봤던 오리엔트 특급열차보다 백배는 좋지 않으냐고 물으려 보니, 아내는 어느새 샤워실에 매료돼 있다. 아담하지만 샤워하는 데는 전혀 비좁지 않다. 기차 안이라는 점을 상기하면 차라리 감동이다. 달리는 기차 위에서 따뜻한 물로 샤워를 즐기다니! 유럽 야간열차에도 샤워실 딸린 침대칸은 드물다고 짐짓 아는 체를 하니 듣는 둥 마는 둥 헤어드라이기도 있고 화장실도 비데라며 흡족해한다. 뽀송뽀송한 수건과 비품에도 마음을 연다. 어딜 가든 그런 게 여자들을 감동시킨다.

 

침대 열차 내부

 

침대에 누워 베개 높이도 맞춰보고 사진도 찍고 언제든 승무원과 통화할 수 있는 전화기도 만지작거리는 등 부산을 떠는가 싶더니, 디럭스룸이 이 정도면 스위트룸은 더 근사하겠는걸, 다른 객실로 호기심을 보낸다. 해랑의 객실은 4가지다. 디럭스룸과 스위트룸은 2인1실 객실인데 호화롭기는 스위트룸이 단연 앞선다. 킹사이즈 침대에 냉장고와 소파도 갖췄다. 주문형 영화감상 모니터도 딸렸다. 패밀리룸은 3인 가족을 위한 객실로 싱글침대가 2층에 하나 더 있다. 4인실인 스탠다드룸은 공간 제약 상 샤워실과 화장실은 객실 밖 공용시설을 사용한다. 해랑 열차는 1호기와 2호기 두 대인데, 모두가 선망하는 스위트룸은 1호기에만 있다. 1호기는 탑승 정원도 54명으로 2호기 72명보다 적다. 스위트룸이면 어떻고 패밀리룸이면 어때, 우리나라에 단 두 대 밖에 없는 거잖아! 아내가 쿨하게 스위트룸에 대한 호기심을 접는다. 400~500명이 탔던 기차를 고작 50~70명이서 독차지한다고 생각해봐, 진짜 호사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맞장구친다.


기자가 체험한 우수여행상품
코레일관광개발 [레일크루즈 해랑]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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