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고은 기자
손고은 기자

 

요즘 들려오는 곡소리가 구슬프다. 7~8월 성수기에 돌입했지만 부진한 실적에 끙끙 앓는 여행사들의 목소리가 그렇다. 특가와 홈쇼핑 정도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묘책처럼 보인다. 


이 와중에 옆 동네에서는 잔치가 열렸다. 여행사들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닌데 단품 OTA의 실적은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실적을 공개한 단품 OTA 중 마이리얼트립 매출은 2015년 47억원에서 2017년에는 48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6월 한달 매출만으로도 이미 100억원을 돌파했으니 올해 1,500억원 목표가 어렵지 않아 보인다. 와그도 2016년 출범 당시 매출액 2억5,000만원에서 지난해 55억원으로 껑충 올랐다. 그밖에 KKday나 클룩 등 글로벌 단품 OTA의 매월 성장률은 두 자릿수는 기본, 많게는 세 자릿수까지 기록하고 있단다. 


성적표만큼 부러운 것은 또 있다. 바로 소비자들의 유입 채널이다. 취재 중 클룩이나 KKday, 마이리얼트립 등 다수의 단품 OTA들의 전체 예약 중 70%는 자사 채널에서 발생한다는 답변을 듣게 됐다. 특히 모바일 앱을 이용해 구입하는 이용자가 많다고도 했다. 소셜커머스나 여행사에도 상품을 공급하고 있지만 자사 채널에서 직접 판매하는 비중이 높아 수수료에 대한 부담을 덜고 있어 건강한 구조라는 생각이다. 반면 여행사들의 항공권 판매 구조는 어떤가. 모두가 쉬쉬하고 있지만 항공권 가격 비교 사이트, 소셜커머스, 오픈 마켓, 홈쇼핑 등 타 채널에서 판매되는 항공권이 전체의 60~70%, 많게는 그 이상일 가능성이 매우 높게 점쳐지고 있다. 중개 플랫폼에 지불하는 수수료는 물론 의존도도 상당할 테다. 


소비자들이 단품 OTA를 직접 찾는다는 것은 그만큼 충성도가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해답은 ‘편의성’이다. 단품 OTA들은 여행 상품을 판매하지만 비즈니스에 대한 접근이 달라 보인다.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을 IT 엔지니어로 구성하고 사용자 편의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QR코드나 e-티켓, 즉시 예약 등은 물론 결제부터 사용할 때까지 전 과정에 있어 소비자들이 빠르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불편한 점을 바로바로 수정해 나가고 있다는 거다. 


여행자들이 여행사를 갈수록 직접 찾지 않는 이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참고로 지난 5월 출국자 수는 전년 대비 16.4% 또 늘었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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