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언 기자
전용언 기자

 

하계 시즌이 성수기인 것은 비단 여행시장뿐만이 아니다. 매년 여름이면 극장가는 더위를 피해 찾아온 사람들로 가득하다. 호기를 놓치지 않고 스크린을 사수하려는 배급사들의 노력 때문인지 한주가 지날 때마다 새로운 영화들이 그야말로 쏟아지고 있다. 모니터를 가득 채운 영화목록을 보고 있자면 무엇을 예매해야 할지 고민을 거듭하게 되지만, 해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굳이 로튼토마토(영화 비평 사이트)까지 가지 않더라도, 네티즌들이 매긴 별점이 영화 선택에 훌륭한 척도가 된다.


해외여행객 3,000만명 시대가 목전에 다가왔을 만큼 여행시장의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여행의 일상화, 보편화를 주창하지만 그 말이 무색하게 정작 여행 큐레이팅 서비스는 부실한 상황이다. 이른바 ‘여행을 좀 아는 사람’이라면 각종 커뮤니티나 앱을 통해 능수능란하게 정보를 판별하거나 걸러낼 수 있지만, 정작 큐레이팅 서비스가 필요한 건 ‘여행문외한’이다.


그 이름부터 여행정보 제공자의 역할을 자처한 투어팁스나 트립어드바이저는 별점 시스템을 일찌감치 차용해 적극 활용하고 있다. 투어팁스의 경우 해당 지역을 여행하거나 거주하는 ‘오픈에디터’ 시스템을 통해 맛집을 검증하고 주요 명소에 별점을 매기는 식이다. 아직까지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지 않아 집단지성의 힘이 발휘되기에는 역부족이다 싶기도 하지만, 상품의 평판이 대략 어떤지 단번에 확인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유의미하다.


혹자는 경험을 단 몇 개의 별점 따위로 판단할 수 없다고 말하겠지만, 여행상품에 별점을 매기는 시스템은 적어도 여행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에 일조할 수 있다. 더군다나 천만영화가 ‘망작’인 경우는 많아도 평점 8점짜리 영화를 봤을 때 실패하는 확률이 적은 것처럼, 실패하지 않는 여행을 위해서라도 별점이 필요하다. 


영화 추천 플랫폼인 ‘왓챠’는 별점 시스템 하나로 시작해 국내시장에서 ‘넷플릭스’와 호각을 이루고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 ‘왓챠플레이’를 론칭했다.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강력한 법이다. 어쩌면 별점을 고수하며 차곡차곡 데이터를 쌓아가고 있는 플랫폼 중에서 여행업계의 ‘왓챠’가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전용언 기자 eo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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