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현지투어, ‘쿠키 적용’ 단서조항 추가
여행사 사이트서 직접 결제해도 수수료 부과

네이버가 자체 단품 메타서치인 네이버 현지투어 추가 입점사를 대상으로 이용자의 쿠키를 30일간 적용, 30일간 이뤄지는 판매에 대한 수수료를 입점사에 부과하겠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기존 항공권, 호텔 메타서치에는 없었던 조항인데다 네이버가 향후 패키지 메타서치까지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파장이 일고 있다. 


현재 네이버 현지투어에는 마이리얼트립, 와그, 투어비스 3개사가 입점해 있으며 그 밖에 대형 여행사 3~4곳이 입점을 준비하고 있다. 쿠키와 관련한 단서조항은 기존 계약서에는 없던 것으로, 최근 추가됐다. 쿠키는 이용자의 웹 사용 패턴을 저장하는 것으로 얼마나 자주 방문하는지, 어떤 콘텐츠를 소비하는지 등을 파악하는 데 사용되는 파일이다.

곧 네이버 현지투어는 사이트에 접속, 상품을 검색한 이용자의 쿠키를 30일 간 수집해, 30일 동안 해당 이용자가 네이버 현지투어를 통하지 않고 여행사 사이트에 직접 들어가 해당 상품을 구매하더라도 이전 네이버 현지투어에 접속했던 쿠키를 적용해 네이버를 통해 판매가 된 것으로 간주한다. 대부분의 메타서치 플랫폼이 해당 플랫폼에서 직접 넘어간 판매 건에 대해서만 수수료를 받는 기존 형식에 크게 벗어나는 형식이다. 


해당 조항은 업체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네이버가 국내 최대 검색 포털이라는 점이다. 올초 시장조사기관인 오픈서베이의 조사에 따르면 네이버의 검색 포털 점유율은 75.2%로 구글(11.8%), 다음(10.2%)에 크게 앞서는 등 국내 검색 대부분이 네이버에 집중돼 있다.

여행 또한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여행 정보공유는 물론, 여행사 웹페이지 유입 등이 네이버에서 이뤄지는 상태다. 한 관계자는 “여행을 준비할 때 네이버에서 검색 한 번 해보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며 30일간 쿠키 적용은 독소조항이라고 지적했다.

가격 비교가 일반화 돼 있고, 따라서 여행 준비 기간 동안 여러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가격 정보를 수집하는 평균적인 여행자 패턴을 감안하면 네이버가 제시하는 신규 조항은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를 통한 예약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어 ‘포털의 갑질’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쿠키로 출발 며칠 전에 예약하는지, 어디서 가격을 비교하는지 등 여행자의 패턴을 수집할 수 있다는 부분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우려했다.


향후 네이버가 패키지 메타서치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위기감도 고개를 들고 있다. 패키지에서도 동일한 단서조항을 제시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호텔과 항공, 현지투어에 이어 패키지까지 발을 뻗어 대형 여행사가 되려 한다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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