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그리고 이미지 실추 


김- e온누리여행사와 더좋은여행의 폐업으로 중소여행사 전체 이미지에도 타격이 클 것 같다. 중소여행사의 폐업 소식은 오랜만인데 이런 일이 터질 때마다 결국 소비자들은 브랜드 인지도 높은 대형 여행사로 발걸음을 옮기게 되더라. 
차- e온누리여행사의 경우 폐업 선언 직전인 주말까지도 홈쇼핑을 강행했다. 이 부분에 대해 항의의 목소리가 큰 거다. 
김- 어떻게 보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끝까지 자금을 정상화시키려고 노력한 걸로 볼 수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갑작스럽게 폐업을 공지하면서 피해 구제 절차에 대해 굉장히 자세하게 초기 대응한 걸 보면 어느 정도 짐작은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차- 소송을 걸겠다는 일부 랜드사도 있었다. 하지만 이미 폐업을 한 상태라 소송 대상이 사라져서 확실치 않아 혼란이 예상된다. 소송에 따르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손- e온누리여행사가 폐업을 선언한 당일 여행 도중 현지에서 더 이상 일정을 진행하지 못한 케이스도 있었다. 
김- 랜드사에서 비용을 받지 못한 상황이었던 것 같다. 갑작스럽게 폐업한다고 하니 극단적인 조치를 취한 게 아닐까. 어쨌든 이번 일로 여행업계 전반적인 이미지나 신뢰도 실추로 이어지지 않아야 하고,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아야겠다. 


●본격 시동 ‘트립닷컴’ 


차- 트립닷컴이 한국 시장에서 어떻게 활동하게 될지 궁금하다. 
손- 호텔부터 시작해 항공권 서비스도 운영 중이었다. 이제 좀 더 본격적으로 활동하겠다는 의미다. 중국 내에서 여행시장의 80~90%는 ‘씨트립’이라는 이름으로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 국민들의 충성도가 매우 높은 것 같다. 올해 6월 초 한국 법인으로 BSP 대리점 코드를 받았고,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이나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들의 수요가 주를 이룬다고 한다. 
차- 개인적으로 트립닷컴에서 항공권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 국내 여행사와 비교하면 확실히 OTA의 느낌이 강하다. 검색이나 보유한 상품, 가격, 결제, 발권 등 여러모로 뒤지지 않는다. 
김-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발판으로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국내에서도 긴장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적응 기간이 생각보다 길어진 느낌이다. 
손- 트립닷컴은 스카이스캐너나 카약 등 다른 메타 서치 플랫폼과 또 차별점도 있다. 트립닷컴이라는 플랫폼 안에서 자사의 상품과 입점된 다른 여행사와 함께 경쟁하는 구도다. 
차- 기존의 대형 여행사 모델에서 OTA로 전환하다보니 조금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홀세일러 직판 강화, 아니라고?


손- 대리점이 제공한 고객 연락처를 홀세일러가 직접 판매를 위한 마케팅 정보로 활용하게 될까? 
김- 아직은 미지수다. 하지만 홀세일 여행사가 어느 정도 수준으로 직접 판매를 하고 있는지 대리점에게 공유하고 있지 않다. 어느 대리점 관계자는 홀세일 여행사에서 들어오는 예약이 한 달에 많아야 한두 건이라고 했다. 
손- 그 많은 물량을 홀세일 여행사 본사에서 다 직접 판매하는 게 가능한가. 
김- 하나투어나 모두투어는 그 정도 기반은 갖춰져 있으니 가능성은 있다. 
손- 그렇다면 홀세일의 의미가 약해지는 게 아닌가. 
김- 시장의 흐름이 그렇게 만든 거다. 직판 여행사들과 경쟁이 심화된지 오래고 점차 수익도 떨어지면서 한계를 느끼지 않았을까?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많아 보인다. 그래서 중소여행사들도 돌파구를 궁리 중이다. 얼마 전에 생긴 중소여행사 연합이 대전에서 모임을 가졌다고 한다. 
차- 이런 상황에서 홀세일 여행사들의 해명이 미약하다는 게 의아하다. 정말 직판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고객 전화번호 전체를 받는 게 아니라면, 여행 후 정보를 폐기한다든지 적극적인 설명이 필요한 것 같다. 
김- 대리점들이 홀세일 여행사 직판 강화를 크게 의심하는 건 직접 겪은 사례가 있어서다. 10명 단체 손님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어렵게 계약 직전까지 끌고 갔는데 손님이 여행사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면 3만원이 더 저렴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단다. 카드 할인이 적용된 것 같은데, 손님은 10명이면 30만원이니까 대리점 예약을 취소하고 홈페이지에서 직접 예약한다고 했단다. 일본도 점점 소수의 대형 여행사가 여행시장을 주도하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는데 한국도 그렇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취재후는 한 주간의 취재 뒷얘기를 담는 자리입니다
참가자 김기남, 김선주, 천소현, 차민경, 손고은, 김예지, 이성균, 전용언, 강화송 기자
*기자 이름 성으로 표기 (편=김기남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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